진달래 속에 파묻히던 날

by 마중물 posted Apr 2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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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천지가 분홍(粉紅)빛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온 천지가 진달래꽃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저 향기로운 꽃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저 아름다운 목소리의 새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숲을 온통 싱그러움으로 채우는 나무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사랑한 만큼 산다
외로움에 젖은 낮달을 사랑한 만큼 산다
밤하늘의 별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람을 사랑한 만큼 산다
홀로 저문 길을 아스라이 걸어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나그네를 사랑한 만큼 산다
예기치 않은 운명에 몸부림치는 생애를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그 무언가를 사랑한 부피와 넓이와 깊이만큼 산다
그만큼이 인생이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 박용재]


 

 


온 종일 진달래꽃 속에 파묻혀 지냈습니다.
내 몸 구석구석 진달래 향이 배어있었고 진달래 물이 들어있었습니다.

진달래 향에 취한 채 산을 내려오는데 작은 찻집이 눈에 띄었습니다.


 


편하게 쉴 수 있는 의자가 있었습니다. 앞에는 작은 테이블도 있었고..
매화차를 한잔 했습니다. 매화꽃 열매를 바로 따서 만든 차라고 하더군요.
향이 묘했습니다. 이런 게 봄 내음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달래 향에 취한 가슴에 이번에는 매화향이 몸 속 깊이까지 파고드는군요.
행복이 따로 있겠습니까.. 이런 것이 행복이지..


향기를 호흡하고 향기를 마시며 바로 앞의 작은 연못을 보았습니다.
그 속에는 세상의 모든 것이 잠겨 있는 듯 보였습니다.

하늘도 있었고..
나무도 있었고..
부처님 맞이하려고 작은 연등도 들어있었습니다.



진달래 뒤로 아담한 법당의 지붕이 보이는군요.

 


간절한 마음으로 인사드리는 아낙의 모습도 보입니다.
저렇게 간절한 모습은, 볼 때 마다 나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어 줍니다.

절에서도.. 성당에서도.. 그 어느 곳에서도..



그렇겠지요..
성 한번 내고 난 후에는 얼마나 많이 후회가 되곤 합니까..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불쑥 성을 내고 나서는 금방 후회를 하게 되고..

성내는 마음이 모든 불행의 근원이 된다고 하시는군요.

오늘..
자꾸만 잊혀지려하는 살아가는 방법을 다시 한수 배우고 가게 되었습니다.
고맙기만 합니다.




내 안에
이렇게 눈이 부시게
고운 꽃이 있다는 것을
나도 몰랐습니다.
몰랐어요.

정말 몰랐습니다.
처음이에요 당신에게 나는
이 세상 첨으로
한 송이 꽃입니다.

[당신의 꽃 /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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