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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1 09:06

가을의 끝 날에..

조회 수 17739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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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밤 비 오고 바람불며 모두를 움츠리게 하더니 지금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고요하기 만 한 휴일 아침이다.





다시는 오지 않을 것 처럼 온몸을 태우고 있다. 오늘이 이 세상 에서 최고의 날이 되겠다고 몸부림 치는 듯 사방을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이고 있는 이 가을의 마지막 모습이다.




묽게 물들었던 잎새들이 차가워진 초겨울의 싸늘한 바람에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내 마음도 함께 그렇게 떨어져 나가는 아픔이 전해온다.

"저 벤치에 그대와 나란히 앉아 함께 붉게 물들고 싶습니다."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가을 / 김용택]





모든 존재는  하나의 나뭇잎처럼 홀로 태어나 무리를 이루고 살다가  다시 홀로 죽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저마다 한 잎씩 돋아나고 떨어지지만 그 하나하나는 세상과 함께 엉켜 살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생각하게 하여주는 한장 한장의 잎새들이다.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 주오. 월출봉에 달 뜨거든 날 불러 주오. 기다려도 기다려도 님 오지 않고 빨래 소리 물레 소리에 눈물 흘렸네.
봉덕사에 종 울리면 날 불러 주오. 저 바다에 바람 불면 날 불러 주오. 기다려도 기다려도 님 오니 않고 파도 소리 물새 소리에 눈물 흘렸네..“

김민부 시인이 쓴 '기다리는 마음' 이란 詩이다. 장일남 작곡으로 많은 성악가들이 불러서 익히 알고 있기도 한 가곡이다.
연못에 쏟아지는 햇살을 바라보는 저 두 사람은 무엇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 늦가을을 보내고 있을까..


크낙산 골짜기가 온통
연록색으로 부풀어 올랐을 때
그러니까 신록이 우거졌을 때
그곳을 지나가면서 나는
미처 몰랐었다

뒷절로 가는 길이 온통
주황색 단풍으로 물들고 나뭇잎들
무더기로 바람에 떨어지던 때
그러니까 낙엽이 지던 때도
그곳을 거닐면서 나는
느끼지 못했었다

이렇게 한 해가 다 가고
눈발이 드문드문 흩날리던 날
앙상한 대추나무 가지 끝에 매달려 있던
나뭇잎 하나
문득 혼자서 떨어졌다

저마다 한 개씩 돋아나
여럿이 모여서 한여름 살고
마침내 저마다 한 개씩 떨어져
그 많은 나뭇잎들
사라지는 것을 보여 주면서

[나뭇잎 하나 / 김광규]



  • profile
    [레벨:30]자연스러움 2008.11.21 17:17

    계원장님 가을을 한껏 몰고오셨군요.^^
    가을인지도 모르고 지낸 저에게 왜 낙엽이 길거리에 딩굴고 있는지 이제야 알것 같습니다.

    중간의 햇살 비추는 의자는 우리가 리프레이밍 할때 사용해야겠습니다.
    나의 동산에 하나 가져다 놓고 평화를 만끽해야겠네요.
    나의 평화를 위해...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Mr. Lonely" 1964년 빌보드 싱글차트 1위 곡이었다죠?
    Bobby Vinton을 일약 세계적인 팝발라드 가수로 만든 곡!

    오늘은 외로움에 대한 이슈들을 찾아 봐야겠네요.^^
    계원장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조화와 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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