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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무게가 평균 1,300~1,500g으로 몸무게의 약 2.5% 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 몸의 산소 소모량과 혈류량의 20%를 차지한다. 몸의 다른 부분에 비해서 무게 대비 10배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 정도로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다.

 

 

주름잡힌 뇌를 펼치면 표면적이 2,300㎠로 신문지 반장 정도의 작은 면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뇌의 극히 작은 부분, 단 몇 ㎜ 정도라도 손상된다면 인생이 영원히 바뀌어버릴 수도 있다. 뇌의 기능이 심하게 손상된 사람은 마치 식물처럼 사고와 운동을 할 수 없다. 식물인간이라 불리게 되고 인간으로서의 존재 가치마저 의심받게 된다. 이렇게 중요한 뇌는 어떻게 수 많은 정보를 교신하고 있을까? 우리가 아무리 복잡한 정보체계를 상상한다 해도, 수백 억~수천 억 개에 이르는 무수한 신경세포가 거미줄처럼 서로 다른 수천, 수만 개의 신경세포와 연결되어 교신을 하고 있는 뇌의 복잡성에는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한 개의 신경세포는 수천, 수만 개의 신경세포와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이러한 정보 교신을 담당하고 있는 주역이 바로 화학물질인 신경전달물질이다. 이 신경전달물질의 발견은 20세기에 이루어진 가장 획기적인 발견 중의 하나다. 20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사이에는 세포질이 서로 전깃줄처럼 연결되어 정보가 전달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현미경으로 자세히 관찰한 결과 신경세포 사이에는 항상 일정한 간격(틈)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이러한 간격을 뛰어넘어서 정보가 전달되기 위해서는 어떤 매개물질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자연스러운 추론이 나오게 되었다.

 

1921년 오토 뢰비(Otto Loewi, 1873~1961) 박사는 미주신경(심장과 장에 분포하고 있는 부교감신경)이 붙어 있는 개구리 심장과 미주신경을 제거한 개구리 심장을 준비하여 각각 링거액에 담그고 링거액이 서로 통하게 연결시켰다. 첫 번째 개구리의 심장에 붙어 있는 미주신경을 자극하자 심장의 박동이 느려졌다. 그런데 놀랍게도 미주신경이 없는 두 번째 개구리의 심장박동도 느려진 것이다. 즉, 오토 뢰비 박사는 첫 번째 개구리의 심장에 붙어 있는 미주신경을 자극하면 이 신경의 말단에서 어떤 물질이 유리되어 나와 링거액을 통해 신경이 없는 두 번째 개구리 심장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신경전달물질의 존재를 처음으로 증명한 셈이다. 이 공적으로 그는 1936년 노벨의학상을 받았다. 이 신경전달물질을 미주신경말단에서 나온다는 의미로 ‘미주신경’물질이라 명명하였다. 그 후 이 물질은 아세틸콜린임이 밝혀졌다. 현재까지 뇌에는 40여 종류가 넘는 신경전달물질이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신경전달물질 (신경호르몬 포함)은 보통 때는 신경섬유 말단부의 조그마한 주머니인 소포체에 저장되어 있다. 신경정보가 전기적 신호로 신경 섬유막을 통해 말단부로 전파되어 오면 이 주머니가 신경세포막과 결합한 후 터져서 신경전달물질이 시냅스 간격에 유리된다. 유리된 전달물질은 1/20,000㎜ 정도의 짧은 간격을 흘러서 다음 신경세포막에 도달된다. 세포막에 있는 특수한 구조와 결합함으로써 정보가 전달되는 것이다. 이 특수한 구조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물질이라는 의미에서 ‘수용체(receptor)’라고 한다. 

 

수용체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비유하자면 신경전달물질은 일종의 열쇠이며 이를 받아들이는 수용체는 열쇠구멍에 해당된다.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하는 열쇠가 수용체라고 하는 열쇠구멍에 맞게 결합함으로써 다음 신경세포막에 있는 대문이 열려 정보가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각각의 신경전달물질들은 각자 특유의 수용체 분자하고만 결합하여 특정정보를 전달한다. 정리하자면, 신경정보를 가지고 있는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하는 화학분자와 그 정보를 받아들이는 수용체라고 하는 특수 단백질 분자의 상호결합으로 고도의 정신기능에서부터 행동, 감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결정 되는 것이다.

 

 

유리된 신경전달물질이 신경세포막에 있는 수용체 단백질과 결합하면 시냅스 간격에서 신경세포로 이온이 들어올 수 있는 길, 즉 이온 통로가 열린다. 이온은 원자나 분자가 전기를 띄고 있는 것이다. 양(+) 전기를 띄고 있는 것은 양이온, 음(-)의 전기를 띄고 있는 것은 음이온이라고 한다. 이온 통로가 열리는 방법은 수용체 분자 자신이 이온 통로가 될 수도 있고, 또는 수용체 옆에 있는 이온통로가 활성화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이온 통로가 열리게 되면, 나트륨이온(Na+), 칼슘이온(Ca++)과 같은 양이온, 혹은 염소이온(Cl-)과 같은 음이온이 신경 세포로 들어올 수 있게 된다.

 

평상시 신경 세포는 -60㎷에서 -90㎷의 음전하를 띠고 있다. 만일 나트륨, 칼슘 이온 등의 양이온이 들어오면 신경 세포는 양전하를 띠게 되고 신경세포는 흥분 하게 된다. 반대로 염소이온과 같은 음이온이 세포 내로 들어오면 세포는 음전하가 커지게 되어 신경세포의 흥분이 억제된다. 신경세포를 흥분시키는 신경전달물질로는 글루탐산, 억제시키는 전달물질로는 GABA(감마 아미노 부티르산)가 대표적이다. 단순하게 보면, 신경전달물질은 신경에 전기를 흐르게 하는 스위치와 같은 역할은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신경전달물질만 가지고는 온전한 스위치 역할을 하지 못한다. 신경전달물질이 적절히 유리된다고 하더라도 이와 결합하는 수용체가 적절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신경정보는 효율적으로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경전달물질과 수용체가 합쳐져야 온전한 스위치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물론 스위치의 비유는 이해를 돕기 위함이고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신경전달물질의 종류도 많고 그 각각에 맞는 수용체도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재미있는 점은, 어떤 이유로 전달물질의 유리가 적어지면 수용체 수는 증가하고, 반대로 유리가 너무 많아지면 수용체 수는 줄어든다는 것이다. 쉽게 비유하자면, 스위치에 자동 수리 기능까지 있는 셈이다. 그래서 우리 뇌의 기능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항상성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항상성이 깨지면 여러 가지 신경 정신 질환이 발생한다.


 

우리는 흔히 세계를 눈에 보이는 물질세계와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로 나눈다. 그런데 정신세계를 움직이고 조절하는 것도 물질로 이루어진 화학적 신경전달물질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현재는 복잡한 정신세계, 마음의 세계를 눈에 보이는 과학적 개념으로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학이 발달해 감에 따라 보이지 않는 세계, 추상적인 세계의 일부를 구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눈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의 정의가 과학적으로 상당히 애매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존재를 볼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앞으로 그 존재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며, 인간 활동의 최고 주체이며, 인류문화 창조의 근원이 신경전달물질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요한 역사적 사건의 주체들, 인류에 큰 타격을 주었던 전쟁을 일으켰던 사람들의 신경전달물질 체계가 보통 사람들의 것과 어떻게 다른가를 연구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들의 사상과 행동의 원인을 가시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도의 정신기능, 감정, 운동 및 감각기능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신경전달물질이 필요한지 아직도 완전히 모른다. 앞으로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서로 다른 기능을 하고 있는 많은 신경전달물질들이 끊임없이 발견될 것이다. 이 신경전달물질 체계의 특성을 밝힘으로써 인간 정신세계의 본질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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