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 Issue를 중화하다가 드러난 또 다른 CI

by 자연스러움 posted Sep 3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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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 : 33세 주부
내담일 : 2008년 9월 29일(월요일) 오전 내담.
내    용 : 11살 때 Core Issue를 중화하다가 드러난 또 다른 CI


여러 번 내담하셨던 주부입니다. 그동안의 세션으로 평소 생활이 다소 좋아지셨다고 합니다. 화를 내더라도 오래가지 않아서(예전에는 그 화를 곱씹으면서 며칠 씩 힘이 들고, 불면증도 예사로 왔다고 하시네요.) 편하시다고 합니다.

내담자는 자신이 매우 억울하고 불행한 사람이라는 제한된 정체성을 가지신 분입니다. 여러 번의 세션으로 중화는 다소 되었으나 패러다임이 긍정적으로 변화 되지 않아서(AK 테스트로 알아낸바) 제한된 정체성의 중화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그 억울하고 불행한 감정을 일으키는 이슈 중에서 한 가지를 골라 중화하기로 했습니다. 떠오르는 두 가지 문제 중 외할머니 문제를 다루기로 했습니다.(한 가지는 아버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다음 세션 때 다루기로 했습니다.)

외할머니는 내담자께서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같이 사셨다고 합니다. 아버님께서 일찍 부모님을 여의시고, 외할아버지도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가 친정어머니를 모실 수가 있었나봅니다. 그런데 외할머니는 평생 많은 자식을 낳으셨는데, 다 잃으시고 내담자의 어머니와, 양자로 들인 아들만 있었는데, 그 아들이 자기가 입양된 사실을 알고는 가출해서 참 불행한 가족사를 가지고 계신 분이셨답니다. 그리고 남아선호사상이 뿌리 깊은 분이시기도 했구요.

내담자는 장녀시고 밑으로 남동생 둘이 있습니다. 외할머니는 항상 둘째와 셋째 손자만을 귀여워하시고 사랑해주시고, 감싸주시고 자기에게는 항상 엄하시고 야단치고, 동생의 뒤치다꺼리를 맡기셨답니다. 내담자의 어머니께서는 계속 밖으로만 도시고, 아버지는 항상 일 때문에 늦으시고, 일하시는 아주머니와 외할머니가 부모의 자리를 대신한 모양인데, 그 두 분이 자기를 계속 힘들게 만들었답니다. 그 말씀을 하시면서 계속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초등학교 3,4학년 때의 그 기억들이 그대로 끊임없이 현재화 되고 있다는 증거죠. 내면아이가 발동을 한 것이기도 하구요.

외할머니는 동생들이 잘못을 해도 항상 누나인 자신에게 야단을 치고, ‘너는 누나니까 잘 해야 된다.’라고만 하시고 정작 누나나 장녀로서의 권리는 아무 것도 없었답니다. 밤에 아버지께서 사 오신 간식을 동생과 같이 몰래 먹어도 다음날에는 어김없이 외할머니가 어머니에게 고자질해서 자기만 야단치게 했답니다.
내담자의 억울함과 ‘이 세상에서 자기만큼 불행한 사람은 없다.’라는 제한된 신념의 싹이 계속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시던 외할머니가 내담자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돌아 가셨답니다. 그리고 돌아가시기 직전에 자신을 불러서(그것도 남동생들을 다 보신 후에 마지막으로, 이것도 서운했다고 하시네요.) 자기가 너에게 잘못했지만 그건 다 네가 잘되라고, 네가 동생들 건사 잘하라고 했던 것이라고 했답니다.
그런데 그 말씀이 전혀 사과로 들리지 않고 변명으로 들렸고 결국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지만, 그 죽음은 실감이 안 나고 이제는 억울하게 야단맞지 않게 되었다는 생각에 오히려 해방감마저 들더랍니다. 그때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시네요. 얼마나 맺힌 것이 많았나 짐작이 됩니다.

그런데도 제가 내담자에게 코어이슈를 확인 차 외할머니에 대해서 가장 큰 감정적 동요가 일어난 사건을 말씀해 보라고 했더니, 자세한 묘사가 일어나는 사건은 전혀 떠오르지 않고 있었습니다. 무의식의 영악한 회피책이겠지요.

이럴 때는 가상적인 과거를 만들어 영화관 기법 같은 것으로 접근하시면 좋습니다. 이런 경우가 바로 다음 세션에도 있었으니까요.(하루를 한 기법으로 시작하면 그 기법이 필요하신 분들이 그날은 많이 오시더군요.^^)

우선 영화관기법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극장에 들어가셔서 앞좌석에 앉히고 영화 제목을 붙이라고 했습니다. ‘외할머니와 억울함’이라고 하시는 군요.
영화를 만들되 외할머니가 나에게 하셨던 억울한 말들을 다 모아서 자신에게 퍼붓고 계시는  장면을 연출해 보라고 했습니다. 영화가 상영되자 역시 눈물을 계속 흘리시며 장면을 설명해줍니다. 자기가 마루 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서 엉엉 울고 있고, 외할머니가 자기를 야단치고 계시 답니다. 너무 억울하고 분하고, 화도 난답니다. 그 억울함이 99정도랍니다.

그리고 ‘내가 만약 남자로 태어났으면 할머니가 나를 이렇게 야단치실까’하는 생각도 들어서 자신이 여자로 태어난 것이 너무 원망스러웠답니다. 사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자신에게 유학을 권하셨는데, 아버지가 중학교 때와 대학 졸업 후, 두 번이나 ‘여자가 무슨 유학이냐’고 하시면서 자신을 묵살 했다고 합니다.(이 말씀을 하시면서 엉엉 통곡을 합니다.) 결국 여자로서 느낀 차별대우의 억울함이 외할머니의 역할을 아버지가 대신하시면서 계속 이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자신이 결혼하고 2년 후에 막내 동생이 유학을 떠날 때는 너무 억울했답니다. ‘그래 너는 남자로 태어나서 유학도 가고 이제 날개를 달고 훨훨 날라 가는 구나, 정말 좋겠다. 나는 너무 억울해, 억울해...’ 이 말씀을 하시면서 눈물이 또 하염없이 흐르네요.

외할머니로부터 받은 차별대우가 자신의 정체성을 완전히 무너뜨렸습니다. 여자로 태어난 자신의 성별은 자신이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그러한 것이지요.
이러한 정체성의 혼란은 결국 신체에는 면역체계의 혼란으로 나타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극심한 우울증으로 나타나기도 하구요. 사실 내담자께서는 물질적으로는 부족할 것이 없는 분입니다. 남편과 자신이 각각 강남에 집 한 채씩을 보유하고 있고, 땅도 부모로부터 상당히 많이 증여 받으셨고 얼마 있다가는 친정아버지로부터 현금도 꽤 많이 물려받을 상태니까요. 그 젊은 나이에, 그 면만 보자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일 텐데 정작 본인은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고 억울한 사람’입니다. 패러다임의 문제겠지요. 물질이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님도 여기서 증명되는 것이기도 하구요.

AK 테스트로 그것이 내담자의 코어이슈임을 확인 받고는 수용확언과 태핑을 하면서 넋두리 AKEFT를 실시했습니다. ‘몰입과 연합’을 한 후에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그동안 맺혔던 한을 다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영화관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다시 영화를 상영하시라고 했는데 실제 있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자신과 두 동생, 외할머니가 마루에서 큰 상을 펴놓고 방학숙제를 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자신은 숙제를 이미 다 끝내고 나가서 친구들과 놀고 싶은데, 외할머니가 두동생의 숙제를 봐주어야 한다면서 닦달을 해서 두 동생의 숙제를 봐주고 있답니다.
그런데 두 동생이 진지하게 하지 않고 장난만 치면서, 설명을 해도 알아듣지도 못하고 있답니다.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난 참에 바로 밑의 남동생이 너무 화를 돋워서 한 대 때리려고 팔을 휘둘렀는데 외할머니가 갑자기 뛰어 들면서 둘째 동생을 감싸는 바람에 막내 남동생이 맞았고 불행하게도 막내 동생이 계단으로 굴러서 피를 많이 흘리고 있답니다.
그날 정말 죽는 줄 알았답니다.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기분이라고 합니다. 외할머니의 난리와 부모님의 성남이 자신을 덜덜 떨게 했다고 합니다. 더구나 막내 동생은 마지막에는 ‘누나 잘못 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하는 말이 계속 메아리처럼 들리고 있답니다.

제가 그곳으로 당장 내려가서 어린 자신(내면아이)을 구출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가지를 못하겠다고 흐느낍니다. 급박한 목소리로 도저히 가까이 못가겠답니다. ‘왜 그러시죠?’ 했더니, 막내 동생이 피를 흘리고 있어서 너무 미안한 마음에, 도저히 어린 자신에게 가까이 갈 수가 없답니다.
자기는 그 후로도 막내 동생에게 너무 미안해서 항상 죄스러웠답니다. 그때 막내 동생이 너무 아파했고 그것 때문에 자기는 죄의식이 무척 강하다고 합니다. 요즘도 유학 가 있는 막내 동생에게 전화가 오면 그 미안함이 떠올라 힘들다고 합니다.

아, 코어이슈가 또 다른 코어이슈를 불렀네요. 그래서 예정에도 없는 일이지만 그 피 흘리며 아파하는 막내 동생을 대리고 그 집에서 나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조용한 동네 놀이터로 가서 꼭 끌어 안아주면서 말하라고 했습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네가 이렇게 아파하고 있는 줄 몰랐어. 누나가 잘못했어. 용서해줘.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용서해줘. 정말 용서해줘...” 내담자께서 너무도 서럽게 우시네요. 보는 저도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저런 죄책감으로 어떻게 지금까지 살 수 있었을까?

동생을 당구공 만하게 줄여서 심장에 넣고 계속 위로해 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동생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라고 했습니다. 편안하게 웃고 있다고 합니다. 내담자께서도 편안해 지셨습니다. 앞으로 동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마다 내 심장안의 동생을 잘 떠올려 보시면서 그 죄책감을 떨쳐 버리시라고 했습니다.

이제 다시 영화관으로 가서 어린 자신을 데리고 나올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이제는 가능하다고 하시네요.^^ 어린 자신을 데리고 놀이공원으로 축지법(?)을 써서 가시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내면아이를 부둥켜안고 “미안해, 네가 그렇게 힘들어하는 줄 몰랐어. 네가 그렇게 정체성에 혼란이 심한 줄 몰랐어. 그동안 너무 힘들었지. 미안해. 내가 너무 늦게 왔지? 용서해줘. 사랑해. 고마워.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사랑해. 사랑해...”라고 말해 주라고 했습니다.
내면아이가 편안해졌다고 하시네요. 역시 심장에 넣고 사랑한다고 얘기하라고 했습니다.
이제 그 내면아이가 자신에게 손을 흔들면서, 자기 동생과 손을 꼭 잡고 서 있답니다.

이제 다시 영화관으로 돌아 왔습니다. 같은 영화를 상영케 했습니다. 이제는 다들 그냥 편안하게 상에 둘러 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있답니다.^^

심호흡을 하시게 한 후에 현실로 돌아오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코어이슈의 개수를 확인 했는데 2개가 한꺼번에 사라졌더군요. 오늘(9월 30일, 화요일)도 2개의 코어이슈를 중화시킨 사례가 있었는데 이건 너무 개인적인 문제라 올릴 수가 없습니다. ㅠㅠ

여러분들도 AK와 EFT를 잘 활용하셔서 좋은 세션 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조화와 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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