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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세 여성분


2008년 8월 27일 화요일 오전. 혀를 무는 습관 때문에 치아 교정이 되지 않아 내담하시는 분입니다. 이번이 두 번째 1:1 세션이었습니다.(첫번째 세션은 시간이 많지 않아서 간단히 끝냈었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영화관 기법으로 AKEFT를 진행했습니다.
나이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린 나와 어머니가 바닷가를 걷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소리가 들리시냐고 하는까 내담자께서 소리는 전혀 안 들린다고 하십니다.(무성영화네요. 흑백영화도 종종 봅니다만 이번에는 흑백영화는 아니였습니다.)

어머니는 바닷바람에 모자가 날릴까봐 모자에 신경 쓰시느라 자기가 뒤에서 따라가는 것도 모르는 듯합니다. 바닷가는 두명 이외에는 아무도 없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자신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것에 섭섭함과 외톨이 심정이 가슴을 몹시 답답하게 하고 있답니다. 가슴의 답답함이 주관적 고통지수(SUD) 9정도로 심하다고 합니다.

사실 내담자는 지금까지도 어머니로부터 받은 심한 편애와 애정결핍으로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어머니와의 그와 관련된 기억을 떠올리게 한 것이었구요.
현재 내담자에게는 미래에 대한 심한 두려움도 있습니다. 작년에는 그것 때문에 공황상태에 가까운 괴로움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의 원인을 찾다가 어머니에 대한 애정 문제와 연결이 된 것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어린 시절부터 1살 아래 남동생을 심하게 편애하셨다고 합니다. 자신에게는 아들이 중요하고 너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식의 말들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남편에 대한 불만이나 일상의 불만을 늘 퍼부으셨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와 살았는데 아버지(외할아버지)는 별로 다정하시지 않았답니다.
시집을 와보니 시부모와 함께 살아야 했고 그것으로 외부에는 현모양처로 칭찬이 자자했지만 정작 본인은 힘들어 하셨나봅니다. 그래서 내담자를 지속적으로 화풀이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었다고 합니다. 요즘도 자기에게 그것이 지속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담자 자신은 어머니라는 단어에 조차 부정적인 듯 했습니다.

바닷가의 그 답답함을 가지고 EFT를 했습니다.
“나는 비록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어머니를 생각하면 답답하고 왜 어머니는 나를 그렇게 싫어하실까, 나는 어머니와 친해지고 싶은데 어머니는 곁을 주지 않고, 항상 내게 화를 내시고 온갖 불만을 나에게 다 풀고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마치 아빠가 잘못해도 내가 잘못해서 그런 것처럼 행동하시고 이해도 안되고...” 수용확언이 마치 소설 같아 졌네요. 수용확언 3번하고 두드리기 시작! 연상어구는 넋두리 EFT로 했습니다.

“엄마는 나를 딸자식으로 보기는 하는 걸까? 내가 무슨 죄가 있다고 지금까지 나에게 화내고 야단치고. 나는 엄마와 잘 살고 싶은데, 도저히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부모자식 사이가 아니고 원수사이같다. 옛 속담이 딱 맞다.

엄마는 아마도 나를 자신의 카운슬러로 아셨나보다. 1살짜리 카운슬러, 기네스북에 오를 일이다. 나는 대단한 여자다. 1살부터 카운슬러역활을 해왔으니.(내담자 웃음) 엄마도 대단한 예지력의 소유자다 나의 숨은 재능을 알아주시고... 내게 모든 고민을 토로하시고...
그러나 원망스럽다. 어떻게 어린 딸에게 그렇게 심하게 모질게 하실 수가 있을까... 도저히 지금까지 이해가 안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엄마도 피해자다. 어린시절 엄마를 사별하고 무뚝뚝한 아버지와 함께 사시면서 얼마나 답답했을까? 시집오니 시부모를 모셔야 하는 처지에 또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으셨을까? 주위에서는 현모양처라고 칭찬이 대단하니 내색도 못하고 정말 답답하셨겠지. 남편은 말도 안들어주고...

그래서 네게 그 모든 화풀이를 하셨나보다. 엄마는 항상 아팠다. 지금도 사실 암이 두 번이나 발병하셨고 계속 자리 보전하신다. 불쌍하기도 하다. 만약 내게라도 그렇게 풀지 않으셨으면 일찍 돌아가셨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나는 소위 사회에서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결손가정에서 자란 사람이 되었겠지...
그래 나는 엄마를 구한 사람이다. 적어도 죽지는 않게 되었으니... 내가 없었으면 엄마가 그 세월을 어떻게 버티셨겠는가...

그러나 도대체 이해가 안된다. 그렇더라도 한번이라도, 단 한번이라도 사랑한다고 얘기 해줄 수 있는 것아닌가?
내가 무슨 원수라도 되는냥 그런 식으로 대할 수가 있지...

그러나 엄마는 올바른 사랑을 못 받고 자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훈련이 전혀 되지를 않으셨던 분이니까...”

다행히 요근래 드물게 TTT(눈물없이 세션을 진행)가 되었습니다.^^
다시 영화관으로 복귀!
바닷가 장면을 똑같이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놀랍게도 소리가 들린답니다. 파도소리가 들리고 주변소리도 섞여서 들리고. 무성영화를 면했습니다.^^

그리고 자신과 어머니가 멈춰서서 바다를 응시하고 있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장면에서 갑자기 따뜻한 햇볕이 비추기 시작한 겁니다. 좀 전의 처음 회상 장면에서는 차가운 바닷바람에 을씨년스러운 무성영화였는데...

자신도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얼굴에 웃음이 돌기 시작했습니다.(이 내담자는 처음 볼 때부터 함박웃음을 짓는 참 명랑한 성격의 소유자였고 그 모습에 저의 마음도 즐거워 졌었습니다.^^)
아직 어머니에 대한 답답함은 남아 있지만(SUD 4?) 그래도 많이 변화된 모습이었습니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기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니지요. 리프레이밍할 시간도 내면아이(그 바닷가의 어린 아이)를 보듬을 시간도 없어서 아쉽게도 여기서 세션을 멈추어야 했습니다.

AKEFT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경험을 바꿔버렸습니다. 이제껏 그 바닷가는 소리도 없고 을씨년스러운 곳이 었는데 이제는 소리도 들리고 따뜻한 추억의 장소가 되었고 적어도 그 상황이 나의 신체에너지 시스템을 혼란시키는 일은 멈출테니까요.
(이때 뇌구조 마저 바꾸어 버립니다. 실제로 우리 뇌에서는 이때 뉴런의 재정렬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그 기억이 떠올라도 신경전달 물질이 분출이 되지 않으니, 아드레날린 같은 홀몬이 심장을 뛰게 하는 일들이 안벌어 집니다. 그러면 본인도 놀라게 되는 거지요. 분명 이러면 내가 흥분하고 심장의 박동도 빨라져야 하는 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겁니다.^^)

무의식은 그 사건을 다시 재구성해버린 것이지요.(밀턴 에릭슨이 말하는 경험의 재구성- experimental reframing - 이 된 것입니다.)
사건을 아예 바꾸어 버린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그럴 수도 있겠다 싶으실지도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이런 일들이 경의로운 것입니다.

바로 제가 예전부터 계속 꿈꾸어 왔던 것이니까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서 내가 잘못했던 것이나 괴로웠던 기억들을 싹 바꿔버리는 상상을 하곤 했었습니다. ^^
그래서 이런 일이 AKEFT를 하면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지만, 그때마다 빠짐없이 그리고 예외없이 저는 경이롭습니다. 한없이 경이롭습니다. 제가 꿈꾸어 왔던 일이 실현되고 있으니까요.^^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조화와 일치!!!

Ego sum qui (EGO) sum !!!

  • ?
    [레벨:2]자연 2008.08.29 19:01

    정말 경이롭습니다.  부정적경험을  긍정적경험으로 바꿀수 있다는게 참 경이롭습니다.
    어떻게 이럴수 있죠?
    부정적경험을 영화관기법으로 EFT하고 나서 다시 그 기억을 떠올렸을 때 단지 부정적인 감정만 제거되는 줄 알았어요.
    다시 재 상영시  소리가 들리고, 햇볕이 비추고 하는 긍정적경험으로 바뀔수 있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되었네요.
    그 내담자는 선생님 덕분에 엄마와의 경험이 따뜻한 추억으로 기억되겠네요.
     
    선생님의  EFTer로서 잘 안내해 주신 능력 또한 경이롭구요. 
    사례후 파란글로 뇌구조에 대해서 올려주신것도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밖에서 들리는 새소리 또한 경이롭네요.
    평화로운 아침입니다.
    좋은 나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profile
    [레벨:30]자연스러움 2008.08.30 05:00
    자연님

    리프레이밍(사실은 밀턴 에릭슨의 경험의 재구성 - experimental reframing -)의 마력을 아셨군요.^^
    그 리프레이밍들이 결국은 패러다임을 바꾸게 되지요. 사례의 내담자분은 아직 패러다임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이제 시작이지요. 15세 이전의 내면아이를 찾아서 PPP를 계속하다 보면 큰 틀의 패러다임이 바뀌게되고
    그러면 진정한 AKEFT의 진가가 무엇인지 내담자 스스로 알게 될겁니다.^^

    눈앞에 보이는 현실의 문제에 매몰되어서 AKEFT를 한들, 또 다시 현재의 괴로운 상태로 돌아오는 것은 결국
    큰 틀에서의 패러다임 변화 없이는 인생의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AKEFT의 철학을 이해 해야함을 역설해 주는 것입니다.
    그래야 내담자들이 현재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 과거로 눈을 돌리는 우리를 이해하게 될 겁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조화와 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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