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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4 20:39

억압되었던 감정들은

조회 수 4041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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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세션을 받거나 자가로 해보면서 새롭게 생각하고 느끼게 된 점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요즘 두드러지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사람이란 것이 엄청나게 '동적인 과정'에 있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감각기관을 통해 외부환경이나 자신의 몸에 대한 정보를 매 순간 입수합니다. 그 정보의 양은 엄청나다고 합니다. 또 그 정보를 받아들인 마음 속에서는 그 정보에 의해서 촉발되는 여러 생각과 느낌들이 또 다른 입력 정보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 내부에 준비된 어떤 처리 회로가 정보를 판단하고 처리를 한 후 그 결과를 기록해 둘 겁니다. 그 엄청난 정보들을 의식이 매 순간 다 처리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 처리는 우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의식적인 자기가 처리하고 있고, 의식은 결과를 통보 받거나 미약한 영향력만을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판단하고 처리하는 주체인 무의식적인 자기는 태어나서 어린 시절을 거치면서 세상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방법들을 새겨두게 된다고 합니다. 이런 방법들 또는 패턴들이 불우한 경험으로 인해 '부적응적'으로 생성된 경우가 문제가 됩니다. 저의 경우처럼요. 그 중에는 심각한 부적응과 부조화, 큰 고통을 야기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하루 중 우리는 어마어마한 정보를 처리하고 있고, 그 중에는 부정적 경험도 많고 때로는 긍정적 경험도 있습니다. 요즘 제가 많이 민감해져서 인지 어떤 경험과 그것으로 인해 내 안에 나타나는 감정과 몸의 변화를 자주 의식하게 되곤 합니다. 길을 걷다가 어떤 사람을 보는 작은 경험을 할 때 조차도 내 몸이 미묘한 변화를 일으키고 감정을 만들어내는 것을 느낍니다. (물론 항상 그런 상태인 것은 아니지만) 게 중에는 내 부정적 회로를 더욱 강화한다고 생각되는 것도 많고, 나를 위로하고 편하게 해주는 경험도 많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하루 중 엄청나게 많은 다양한 처리를 감당하고 있는, 엄청나게 동적인 과정 속에 있지 않나 새삼 사람이란 존재가 이런 상태에 있는 거구나 하고 놀라와 하고 있습니다.

잊혀졌던 기억이 떠올라 잠시 당혹스러웠습니다.

며칠 전 자가세션을 하면서 잊혀졌던 기억이 떠오른 일이 있었습니다. 저 스스로 당혹스럽기도 했습니다. 그 기억을 만나면서 거의 통곡을 하다시피 했습니다. 아무래도 혼자 하는 세션이라 수치심을 덜 느끼게 되어서 그랬나 봅니다. 그 이야기를 이 사이트에 글로 적고 여러 번 다시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나서 사무실에서 남몰래 울었답니다. 열 몇 번을 읽고 나서야 울음이 잦아들더군요. 순수님이란 분이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그 부분도 얼마나 저를 자극하던지감사합니다. 그 부분이 저를 자극하는 것을 보고 어떤 실마리를 보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기억이 잊혀졌다는 사실에 조금 당혹스러웠고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손가락 길이로 하는 AKTEST를 해보았습니다. 일부러 담배도 몇 시간 안피고 물도 마시고 손날타점을 많이 두드렸지요. 하지만 다른 확실한 진술로 먼저 테스트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담배에 중독된 증상에 대한 진술을 테스트 해보았습니다. (저는 하루에 한 갑 정도 담배를 피우는데 금연하고 싶지만 의지와는 달리 항상 실패하고 있습니다)

내가 담배를 피는 것은 두려움 때문이다로 해보니 가 나왔습니다. ‘내가 담배를 피는 것은 슬픔 때문이다로 해보니 예 아님이 나왔습니다. ‘내가 담배를 피는 것은 불안하기 때문이다로 해보니 가 나왔습니다. 이 테스트를 확실하게 하고 싶어서 5번을 해보았어요. 그랬더니 매번 결과가 동일하게 나오더군요.

자신감이 생겨서 진짜 궁금한 문제를 테스트 했습니다. ‘내가 기억을 잃어버린 것은 두려움 때문이다.’로 해보니 예 아님이 나옵니다. ‘내가 기억을 잃어버린 것은 건강의 문제이다로 하니 가 나옵니다. 은연 중 기대한 답은 아니어서 이것도 연속해서 4번을 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동일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아직 뭔가 부족하거나 진술이 잘못 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마쳤습니다.

하지만 못내 궁금하여 퇴근하고 서점에 들러서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았어요. 그랬더니 해리성 기억상실이란 키워드가 찾아지더군요. ‘너무나 큰 고통으로부터의 정신적 도피’. 이 말이 제 맘에 들었습니다.

감정에 대한 학습

감정을 표현하는 여러가지 단어들이 있지만 그 정확한 정의나 차이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내가 느끼는 이것이 어떤 감정인지 궁금할 때도 있었어요. 그리고 일차적 감정과 이차적 감정의 차이는 무엇일까도 궁금했습니다. 감정에 대해 용어 정리를 분명히 하자란 생각을 하고 연휴 동안 내내 감정에 대한 책을 읽었습니다.

그 중에서 슬픔이란 감정에 대해 읽을 때였습니다. ‘슬픔의 특징은 다른 강렬한 정서, 특히 두려움과 분노 같은 것에 의해 쉽게 억압되는 경향이 있다란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군요. 제가 며칠 전 자가세션에서 통곡한 것도 그 경험이 있었던 그 때에는 억압되어서 느끼지 못했던 슬픔이었던 것 같습니다. 강력한 두려움으로 슬픔이 억제되었고 기억까지도 감추어두게 되었나 봅니다. 또 슬픔 하나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버지가 두렵고 어머니 마저 나가버리시고 동생과 고아원에 보내진다고 했으니 버려졌다는 생각에 슬펐겠지만, 새로운 세상에 나를 보호해주는 사람 없이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크게 두려워했었습니다. 그 와중에 아버지 밥은 누가 해주나 하고 걱정까지 했으니ㅎㅎ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새겨진 감정들이 새로운 자극이 되어 새로운 감정을 계속해서 잉태해 나간다는 사실입니다. 두려웠던 기억이 떠오르고 그 두려움을 다시 경험하기 싫어지고 그래서 그 경험이 또 올까봐 불안해집니다. 불안한 자신을 느끼면, 몸의 변화를 느끼면 또 불안이 더해집니다. 이렇게 이미 경험한 강력한 감정들이 중화되지 못하고 계속해서 이차적인감정을 생산해 냅니다. 동일한 이름의 감정도 일차적으로 발생한 것과 이차적으로 발생한 것이 있다고 합니다. 저의 경우가 그런 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이 하루 중에도 수없이 일어나고 있다고 느낍니다. 더 나빠지다가도 어떤 위로나 긍정적 감정으로 경감되기도 하고 ... 그러므로 나를, 나의 감정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이릅니다.

가장 중요한 부정적인 기본 감정에는 분노, 두려움과 불안, 슬픔, 수치심이 있다고 합니다. 이 기본 감정을 기준으로 복합적이거나 강도가 다른 많은 다른 감정들이 정의되네요. 마음 속이 좀 명확해지는 느낌입니다. 사례도 많아서 참 좋았어요. 제가 읽은 책은 심리치료에서 정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책입니다. 제가 치료자가 될 것은 물론 아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아니나 다를까 또 새로운 기억이

어제 저녁에 과거에 신선생님께 세션을 받았던 다른 기억 하나를 다시 끄집어 내어 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또 새로운 기억이 올라옵니다. 벌써 몇 번째인지

새로 올라온 기억에는 슬픔도 묻어 있었고 어머니에 대한 원망감이 묻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울었지요. 어머니에 대해 원망감이 있었지만 다른 압도적인 감정 때문에 묻혀져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못지 않게 어머니도 두려움과 공황상태였을 것입니다. 얼마나 무섭고 애타고 슬펐을까그렇게 어머니를 이해하고 하늘에 뜬 커다란 보름달을 액자 삼아 다정하게 웃고 계시는 모습을 넣었습니다. 어머니 편안하게 웃으세요 라고 말해 드렸어요.

선생님께서 '감당할 수 있는 만큼 나타날 것'이라고 해주신 말씀이 이해가 갔습니다. 그 기억에서 제가 느낀 감정은 여러가지 입니다.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 매의 고통스러움, 어머니에 대한 원망감, 아무도 나를 보호해주지 못하고 맞아야 하는 슬픔, 폭력적이고 불공정한 아버지에 대한 분노, 내가 이런 집에서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동네 사람들에게 들켰다는 수치심 등 여러 개이네요. 이 중에는 억압된 것들도 있고 중화되지 못해서 저의 다른 경험으로부터 부적절하게 나타난 것들도 있고, 새로운 감정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도 있고

글을 적다 보니 구체적인 기억의 내용을 적지 못했네요.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시는 분이 무슨 일일까 하고 이해가 안되실지도넋두리를 너무 길게 썼네요.

오늘도 행복하시고 편안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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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레벨:30]자연스러움 2010.05.25 02:50
    추선생님, 감정에 대해서 여러가지 지적통찰을 하셨네요.^^

    "이성은 절대로 감정을 이기지 못한다." 이것은 대명제이지요.
    우리는 2차감정을 통해서 우리들의 감당하지 못할 원감정을 숨기고 살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들의 대뇌 피질에 패턴으로 만들어 전기 화학적 신호에 의한 뉴런의 네트워크로 아로 새겨져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뇌의 가소성이란 바로 우리가 AKEFT 세션을 통해서 패턴화된 뉴런의 네트워크를 끊어버리는 것이지요.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감정이란 에너지입니다.
    2차감정을 드러내야지만 볼 수 있게되는 원감정은 그래서 뇌의 가소성을 현실화 시켜주는 증거입니다.

    추선생님께서 계속 그 사건을 다루시고 계신 것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다른 원감정의 실마리가 되기때문일겁니다.^^
    '감당 할 수 있을만큼'만 드러나는 이슈의 특성을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구요.
    양파껍질 벗겨내듯 차근차근 감정의 에너지를 잘 벗겨내시다 보면 전체적인 내적 통찰이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추선생님, 계속 좋은 에너지 나눠주시기를 바랍니다. 나눠주시는 에너지가 많은 분들을 치유해주는 에너지라는 것 잘 아시죠? ! ^^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조화와 일치!!!
  • ?
    [레벨:2]달봉스님 2010.05.25 22:46
    언제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AKTEST는 진술이 모호한 것 같아서 다음과 같이 수정해서 해보니 잘 됩니다.
    "내가 그때의 기억을 잃어버렸던 것은 당시 너무나 큰 충격과 슬픔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 반응"
    "내가 그때의 기억을 읽어버렸던 것은 당시에 아버지가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다." ............ "예 아님 반응"
    연속해서 3회 해보니 동일하게 나옵니다.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탓에 제가 스스로 느끼는 신뢰의 느낌 80% 정도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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