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이라는 단어를 통하여

by 화사한미소 posted Feb 0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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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어떤 글을 읽고 있는데 죄책감이라는 단어를 읽고난 후
웬지 모르게 제 마음에 알 수없는 감정들이 떠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일단은 평화롭던 마음이 깨어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그전 같으면 이런 감정을 느끼지도 않았을 것이고
느꼈다 하더라도 그냥 지나쳤을 것인데
얼른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습니다.
왜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 무릎을 꿇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손날을 두드렸습니다.
"나는 비록 지금 죄책감이라는 단어를 읽고 알 수없는 복잡한 감정에 울고 싶지만
이러한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깊이 사랑합니다" 하고 톡톡 두드리며
기본 타점을 두드리고 있는데 떠오르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24살때 어느날 연락도 없이 외박을 하고 아침에 들어온 적이 있었습니다
아빠는 밤새 나를 기다렸는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 초췌하게 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크게 혼내지를 않으셨습니다.
전 많이 혼날 줄 알았는데 의외였고  너무 죄송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침을 먹고 출근을 했습니다.
그날 아침 의자에 앉아 있던 아빠의 모습이 떠오르자 눈물이 마구 쏟아지면서
통곡이 나오더군요
저는 계속 타점들을 두드려가면서 "아빠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를 반복했습니다
얼마만큼 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아빠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용서를 비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아빠는 제게 용서해준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를 반복하며 타점을 계속두드렸습니다.
그리고 죄책감과 관계된 다른 사건도 떠오르기에 두드렸습니다.

한시간 반 가량 한 것같은데 중간 중간 쇄골호흡을 여러차례 해야 할 정도로
격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계속 두드렸습니다.
마침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얼굴엔 미소가 번졌습니다.
마치고 나니 앞에 눈물 콧물 닦은 휴지가 수북이 쌓여있네요
그런데 제가 이 작업을 하는 중간에 작은 아들이 들어와서
조용히 게임을 하고 있었어요
엄마를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하려거든 하라고 했거든요
아들이 보는 앞에서 엄마가 꺼이꺼이 울며 두드리고 있었답니다.ㅎㅎㅎㅎ
아들도 이젠 엄마가 두드리고 있구나 하고 그냥 보아줍니다
처음엔 "엄마 왜그래 왜 울어"했었거든요


이렇게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있도록 단어 하나에서도 뭔가를 느끼게 해주는
나의 무의식에 감사할 뿐입니다
오늘도 평화를 향한 발걸음을 한걸을 더 내디뎠습니다

아참! 아들녀석이 제가 마치고 났더니 "엄마 나 엊그저께부터 무릎이 아파"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두드려줄께했더니 "싫어"라고 합니다. 울 아들은 이거 싫어합니다
그래도 꼬셔서"나는 비록 톡톡이가 싫지만 엄마가 또 두드리지만 그래서 짜증나지만
왼쪽 무릎이 엊그저께부터 아프지만 이러한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깊이 사랑합니다"라고
수용확언을 하고 넋두리를 하며 기본타점들을 두드렸습니다.
아들녀석은 계속 간지럽다는 듯이 엄마의 말들이 재미있다는 듯이 킥킥거리고 웃습니다. 
3회쯤 반복하고 어떠냐고 물었더니"이제 안 아파"라고 합니다. ㅎㅎㅎㅎ
이렇게 빠른 효과를 볼 수있는 도구가 있을까요?
놀랍기만 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지금도 큰 아들녀석이 "엄마 밥 좀주세요"를 몇 번이나 반복하고 있는데
그전 같으면 슬그머니 화가 날텐데"알았다 아들아 쪼매만 기다려라"라고
경쾌하게 외치는 저의 모습입니다.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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