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자녀가 아직도 소변을 못 가린다면?

by 나무 posted May 2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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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  남학생입니다.

심리적 불안정과 그로 인해 아직도 소변을 못가리고 귀신이 보인다고 합니다.
소변 못 가리니 수학여행도 못 가는 것 부터 시작, 학교생활에 적응이 안 됩니다.
귀신이 보이니 자나 깨나 정서가 불안하지요.
본인과 부모는 속 상할 뿐더러 그동안 시간과 돈 들여 이 방법 저 방법 다 시도했겠지요?
물론 저는 소변 못 가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의학적 전문지식도 없고 치료술도 없습니다. 치료자격은
더더욱 없지요.
그리고 제가 하는 일도 치료가 아니라 그냥 일반 상담, 세션입니다. 마음을 다루는 것이지요.
상담이지 치료가 아닙니다.
그냥 소변문제와 관련된 마음문제를 다루는 것이지요.
그래서 아래와 같은 대화를 합니다.

상담을 하는데 아이가 정서불안상 깊이 있는 대화가 안됩니다.
뭐... 간단히 할 수 밖에 없지요. 관련기억 다 떠올리게 해보자.

나 : 요즘도 이불에 오줌 싸냐?
학생 : 네.
나 : 놀라거나 야단맞거나 등등 해서 오줌을 싼 적 다 말해보자.

유치원때 교사에게 혼나 오줌을 바지에 쌌던 것이 최초 기억.
초등때 소풍갔다가 혼자 길을 잃어 당황한 나머지 바지에 실례한 것이 두번째 기억.
에스컬레이터 탔는데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놀라서 오줌 싼 것이 세번째 기억.
기타 등등

나 : 그 정도면 됐고. 크게 혼난 적 있니?
학생 : 초 3때 엄마한테 되게 맞았어요.
나 : (짚이는 바 있어서) 귀신 언제 나왔니?
학생 : 엄마한테 맞은 그날 밤부터요.

영화관 기법을 동원한 AKEFT 세션을 주욱 진행했습니다.
놀라거나 했을 때 성인도 가끔 바지에 실수를 하지요. 아마 근육이 풀려 그렇겠죠?
그리고 그 놀람이나 두려움의 감정을 밖으로 흘려보내서 풀어버리려고 오줌을 지리는 것 같습니다.
이 녀석은 이게 습관화가 된 것이고.

위와 같은 식으로 저는 학생에게 두 차례 상담을 했지요.

약 3주 뒤 다시 만났습니다.

나 : 귀신이랑 소변은 어떻게 됐냐?
학생 : 귀신 안 나오고요, 소변도 안 싸요.

학생 본인뿐 아니라  담임선생님과 부모가 놀라고 좋아합니다. 
담임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학교 생활도 훨씬 잘 한다고 합니다.
인생이 변하고 있나?

여러분 아이를 너무 혼내지 마세요. 큰일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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