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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정신치료의 문제점과 특성

서론

여기서 논하고자 하는 청소년 정신치료는 청소년의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신분석적 이해를 바탕으로 치료적 접근을 하는 방식으로, 주 4-5회를 시행하는 정신분석보다는 face to face로 하여 주 1-3 회 청소년을 정신분석적 정신치료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청소년 정신치료는 성인이나 또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정신치료와는 구별되는 점들이 있다. 아동의 나이가 어린 경우는 놀이를 통하여 아동의 내재된 심리적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 인지기능 발달단계와 관련하여 생각해 볼 때, 적어도 만 10세 경까지는 소아 정신치료에서 놀이의 비중은 아주 크다고 하겠다. 소아 정신치료에서 아동은 자신의 내적 갈등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현한다.

아동이 전적으로 말로 자신의 문제점을 전달하거나, 또는 놀이나 그림을 그리거나 연극적인 행위를 보이기도 하며 때로는 행동화(acting out)를 통하여 갈등을 나타낸다. 아동들은 행동장애나 공격성을 제대로 조절이 못하는 등 외적으로 드러나는 문제점들로 인하여 소아 정신치료자를 찾게 된다.

아동은 스스로 내적 갈등을 다룰 수가 없고 그것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 놀이와 같은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나타낼 때, 처음에는 소아 정신치료가 거의 전적으로 놀이치료의 형태를 취하겠지만, 치료가 진행되면서 아동의 발달 수준에 맞추어 놀이와 비언어적인 내용이 소아 정신치료자와의 대화를 통하여 언어적인 방식으로 바뀌어지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아동이 사용하는 비언어적인 방식은 자신의 감정이나 충동을 거칠게 드러내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부터 보다 감정이 '제거'되거나 '전치'된 행위로서의 놀이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청소년은 놀이를 매개로 한 접근보다는 보다 언어를 통한 치료적 방식이 필요한 시기이다. 또한, 청소년기 특유의 심리적인 과제가 있으며, 이것은 신체적, 그리고 심리적인 발달과정과 맞물려서 아동기와는 매우 다른 양상을 나타내게 된다.

소아나 청소년 정신치료는 성인의 정신치료와 같이 현재의 문제점을 정신 역동적으로 평가 및 이해하여 환자의 자아나 대상관계에 갈등을 야기하는 무의식적인 요인들을 발견하여 해결하려는 노력들로 정신치료적 과정(psychotherapeutic process)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정신/심리기제가 성장하고 발달하는 양상이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과정(developmental process)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이 성인 정신치료와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청소년은 그 시기에 따른 발달과제가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여러 청소년 만의 독특한 심리적인 특성과 행동 양상을 보이고 있다(홍강의 1998).


일반적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정신치료는 매우 까다롭고 감정적으로 변화가 심하여 쉽지 않은 치료적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으며, 청소년을 치료하는 정신치료자 역시 청소년의 사고나 행동적인 면에서 예측하기 어려우며 반항적인 요소도 함께 포함하고 있어서, 심지어는 '격투(adversarial sport)'라는 표현을 사용하기조차 한다(Biever & Mckenzie 1995). 그러므로, 청소년 발달과정이나 심리적인 특성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와 더불어 청소년 정신치료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임상 훈련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청소년기의 세분화(초기, 중기, 말기)에 따른 치료적 접근

일반적으로 청소년기는 어려서 내재화 된 대상(internalized object)에 대한 정서적인 끈이 느슨해지면서 부모로부터 자율성과 독립심을 추구하게 되며, 동시에 인격의 성숙을 이루게 되는 제 2의 개별화 과정 (second individuation process)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Blos 1972). 이러한 관점에서 분리-개별화(separation-individuation)의 문제, 자율성의 추구, 그리고 에디푸스 갈등의 재현 등이 전통적으로 청소년의 정신분석적 정신치료에서 많이 다루어온 영역들이었다. 이외에도 사회적 정체성(psychosocial identity) 등도 청소년 정신치료 과정에서 흔히 다루어지는 주제이기도 하다.

Peter Blos의 저명한 저서인 'On Adolescence'의 출간이후, 청소년기라는 긴 시기를 세분화하여 고찰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다. 만 12-3세 경, 15-6세 경, 그리고 18-9세 경 등 연령에 따라 시기를 구분하여, 각 시에 따라 청소년들은 다른 양상으로 발달 과제 및 심리적 특성이 나타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Blos 1962).

 

초기 청소년기 (early adolescence)

초기 청소년기의 심리적인 특징은 사춘기에 접어들게 됨으로써, 신체적인 변화에 따른 호르몬의 분출로 인하여 본능적 욕구들이 매우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성적 욕구의 증가에 따라 정신내적으로 어려서의 에디푸스 갈등이 다시 나타나며, 따라서 거세불안 역시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결과적으로 자아의 통제력이 느슨해지므로, 성적 욕구나 공격성을 어떻게 조절하는 가의 과제가 이 시기에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에 자위행위를 시작한 청소년들 중 일부가 부끄러워하고 일종의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Laufer 1989).

초기 청소년기를 대상관계의 관점에서 살펴볼 때,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정서적인 관심이 일차적 애착 대상인 부모로부터 벗어나 독특한 친밀감을 표현하는데, 대개 이런 친밀감이 또래의 청소년들과의 그룹 유대감 내지는 동질의식(group affiliation)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그룹내의 동질감이 지나치게 강조되다 보니, 타인을 존중하는 모습이 줄어들고 개인의 개별적인 욕구가 무시되는 경향이 강하다. 동일한 그룹의 청소년들은 독특한 제스처나 행동, 또는 옷 입는 스타일 등을 통하여 동질성을 유지하려 한다. 이런 외형적인 특색이 그대로 자아의 현 주소가 되는 실정이기 때문에, 이 시기의 청소년은 정신내적인 자기 성찰을 하려는 노력이 매우 부진한 편이다. 또한, 이 시기에는 청소년이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상황을 스스로 조절하려는 욕구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와 같은 유명인을 우상시하여 그들을 상상 속의 연인이나 친구로 설정을 하여 가장 중요한 관계형성을 하는 대상으로 존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이 시기에 청소년들이 유명 스타의 팬 클럽에 가입하여 활동하며, 그 스타의 집 앞에서 얼굴 한 번 보려고 밤늦게까지 기다리는 등 부모와의 갈등이 첨예하게 되는 사유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대상을 이상화하여 관계형성을 하려는 특성으로 인하여, 그것이 타격 받았을 때 청소년은 극도의 불안감을 표출하기도 한다.


치료자는 이 시기의 청소년을 정신치료하는 경우에 있어서, 면담 초기에 일상적으로 하는 방식의 과거력 청취는 청소년으로 하여금 조절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청소년이 순차적으로 과거의 사건이나 발달과정을 말해야 하는 상황은, 그에게 자신이 일방적으로 치료자에 의하여 조절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즉, 치료자는 청소년이 치료상황에서 스스로를 통제하고 조절하고 있다는 자기 조절감(sense of self-control)을 존중해야 한다.

치료 상황에서 청소년이 우상으로 느끼고 있는 유명 스타에 대하여 시시콜콜 얘기하는 것에 대하여 실제적인 대인관계로 간주하여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osenblum 1999). 청소년이 실제적인 대인관계를 보다 위협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이것저것 요구를 많이 받는 것으로 인식하여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내용들이, 실제가 아니라 가상의 관계인 유명 스타와의 관계형성에 대하여 자신의 상상(fantasy)을 말하는 과정에서 심리 내면의 여러 요소들이 비교적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 자신이 타인에 의하여 조절된다는 느낌을 극도로 싫어하는 청소년의 경우에 있어서, 치료자는 청소년 자신의 용어와 표현을 사용하여 접근해야 하고, 그 자체가 청소년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지며, 치료동맹을 증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중기 청소년기 (middle adolescence)

중기 청소년기에는 생후 초기부터 내재화 된 애착대상(internalized object)에 대한 정서적인 끈이 점차로 느슨해지면서 부모로부터 자율성과 독립심을 추구하는 '분리'의 과정이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청소년이 부모로부터 심리적인 독립을 이룩해 나가는 과정 중에, 부모에 대한 애정을 느끼면서 동시에 부모로부터 분리하고자 하는 내면적 욕구에 대한 반응으로 애도 과정(mourning process)을 보이는 등 양가감정의 양상을 뚜렷하게 나타내게 된다.

청소년이 자율성을 추구하려는 욕구는 부모에 대하여 가졌던 의존으로부터 탈피하여 독립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려는 자기 책임감(self-responsibility) 의 표출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율성을 추구하려는 경향은 부모가 자신의 생각을 반대할 것이라는 예상을 가지게 하여 이에 대한 반항심이나 적개심으로 인하여 부모와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 만약 청소년이 자신의 뜻대로 무엇인가를 하면, 부모는 자신이 하는 행동에 대하여 '네가 잘 모른다느니', 또는 ' 네가 아직 어려서 판단력이 부족하다든지' 식으로 막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청소년은 자신의 부모에 대하여 느끼는 공격성 내지는 적개심의 표현으로 독립적인 요구를 격렬하게 한다.

이 시기의 청소년은 자기애적인 요소(narcissism)가 강화되므로, 자신의 주장에 대하여 양보하거나 타협하기 힘들어 하고 외부의 자극에 대하여 쉽게 행동화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청소년기의 제 2의 분리-개별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이 중기 청소년기의 주요한 발달과제가 되며 이 과정에서 부모가 자녀의 이러한 발달적 욕구에 대하여 진지하게 인지를 하고 인정을 하는 것이 큰 갈등 없이 청소년 자녀가 성장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중기 청소년기를 대상관계의 관점에서 살펴볼 때, 실제적인 관계형성에 있어서 자신의 우상으로 받아들여진 대상과의 관계가 현실적으로는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한계를 깨닫게 된다. 청소년 자신은 주위의 사람들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지만, 타인들은 자신에게 그렇지 않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초기 청소년기에 유명 스타의 이상화와 같은 대인관계의 특성을 보이다가 중기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관계의 한계를 현실적으로 인식하면서 좌절과 실망감을 많이 느끼게 된다. 이러한 실망감의 결과로 이 시기의 청소년은 혼자 있기를 스스로 택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는 혼자 있어서 외롭다는 심리적인 소외감이 청소년에게 절실하게 다가오게 된다.

청소년은 아동기부터 타인과의 관계형성을 통하여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살펴 봄으로써 자기감(a sense of self) 을 발달시켜왔다. 아동기에는 주변의 친근하고 의미있는 관계를 갖는 대상들과의 상호소통이 절대적으로 중요하였으나, 청소년기가 되어서는 접촉하는 외부의 세계가 매우 확대되어 청소년으로 하여금 과거에 해오던 관계형성의 방식이 더 이상 충분치 않다는 현실을 깨닫게 한다. 그러므로, 청소년은 정신내적으로 불확실성과 혼돈감에 휩싸이게 되어 새로운 외부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고, 세상이 더 이상 예상 가능한 것만은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치료자는 이러한 상실감이나 정체성의 혼란에 대하여 청소년이 스스로 탐색하여 자기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이 시기의 청소년을 정신 치료할 때, 보다 성숙한 양상으로 치료과정을 보이다가 청소년이 치료자로부터 한걸음 뒤로 멀어져서 전에 보이던 발달단계의 양상을 나타내며 갑자기 퇴행을 하기도 한다. 이렇듯 매 치료시간마다 청소년이 보이는 관계형성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치료자는 청소년의 심리적인 상태에 따라 치료적으로 유연하게 재빨리 적응해야 한다.

 

후기 청소년기 (late adolescence)

중기 청소년기에 어려서의 애착대상에 대한 정서적인 끈이 느슨해짐에 따라, 청소년은 부모로부터 분리하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관심을 보다 자율적이고 성숙한 자아 이상(ego ideal)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노력하며, 이것이 '개별화'를 추구하는 과정으로 후기 청소년기의 주요한 특성이다.

이 시기에는 자아의 기능이 발전하여 자아 극복감(ego mastery)이나 자아 조절능력이 어느 정도 가능해지면서, 전에 보였던 정신내적인 혼돈감이나 정체성의 상실감 등으로 인한 야기된 불안감이 감소하며, 자존심(self-esteem)이 증진되는 모습을 보인다. 결과적으로 유아기적인 의존심을 떨쳐버리고, 보다 성숙하고 성인기에 볼 수 있는 성격구조 발달이 나타나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게 되어 이와 같이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이 시기의 주요한 발달과제가 된다. 또한, 어려서의 애착 대상에 집중되었던 정서적인 끈이 서서히 느슨해져서 마침내 후기 청소년기에 성인기와 같은 형태로 이성에 대한 관심과 애정 대상을 선택(adult heterosexual choices)하는 양상을 점진적으로 보이게 된다.

후기 청소년기를 대상관계의 관점에서 살펴볼 때, 이 시기의 청소년은 성숙한 관계형성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자기감이 대인관계에 있어서 아직 mirroring을 요구할 정도로 충분하게 강하지는 않지만, 자신과 타인과의 차이점에 관심을 두어 이성애적인 관심을 보다 발달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청소년은 정신치료를 통하여 치료자로부터 상호존중이라는 측면을 의미있게 경험하게 되면서, 치료자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하게 되며 또한 이것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져오게 된다. 이 때 치료자는 containment가 필요한데, 환자가 심리적인 고통의 산물로 토해내는 공격성을 치료자가 잘 견뎌내고 받아들여 환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순화하여 환자와 상호소통을 하는 과정으로 치료상황에서 청소년의 한계와 책임감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치료자는 청소년이 하는 말을 잘(적극적으로) 들어줌으로써, 청소년은 스스로에게 귀 기울이기 시작한다. 이러한 치료적 과정이 진행되면서, 청소년은 점차로 자기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증가시킬 수 있다.

청소년은 자신 내부의 심리적인 면에 보다 관심을 가지면서, 과거의 유아기적인 면은 사라지고 보다 성숙한 형태의 자아 정체성이나 자존심이 나타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청소년은 비로소 자신을 타인과는 별개의 독립된 인격체로 인식을 하며,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개별화 과정이 성취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Lewis 1993). 그러므로, 청소년이 흔히 보이는 반항적인 모습은, 그 정도가 지나치지 않다면, 의미있는 대상들(significant others)로부터 개별화하려는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청소년은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의존하는 모습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치료상황에서, 청소년이 자신에게 가치있는 요소들을 스스로 탐색하고 외부환경과 그것을 연결시키는 노력이 자아의 내적 발달을 가져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치료자는 청소년이 스스로 노력하는 자기 탐색의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지지하고 개별화된 개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가이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치료자는 후기 청소년기에 청소년 스스로 추구하는 자율적인 시도를 인정하고, 특히 단기정신치료에서는 상황에 따라 치료기간의 변화에 대하여 환자의 요구를 수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나중에 좀더 논의하도록 하겠다.

 

청소년 정신치료 시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상황들

 

여자 청소년 정신치료의 특성

여자의 청소년기를 살펴보면, 사춘기에 나타나는 신체적인 변화가 무엇보다도 초기의 심리적인 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 얼마나 초경을 빨리 시작했는가, 신체적인 발달에 따른 이차 성징의 출현이 얼마나 빨리 나타났으며 이것이 환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 등을, 치료자는 초기 청소년기의 여자 환자를 치료할 때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어려서부터 지나치게 성숙했던 가슴의 발달 등 신체적인 모습이 종종 여자 청소년들에게 자존심의 저하(lowered self-esteem)를 초래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많은 여자 청소년들이 이러한 초경이나 사춘기의 신체적인 발달로 인하여 자신의 신체에 대하여 조절을 스스로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당혹해 하며, 이와 관련하여 불안감이 두드러지고 항문기에 고착된 초기 갈등들이 재현된다고 알려져 왔다.

전통적으로 정신분석에서는 여자 청소년은 아기였을 때 자신을 사랑하고 보살펴준 일차적 애착 대상인 preoedipal mother과의 정서적인 끈이 다시 두드러지게 재현되어 청소년기에도 자신을 잘 보살펴 주는 엄마의 모습을 기대하게 되며,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다시 엄마에 구속되어 자신의 자율성이 침해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사이에서 갈등하는 양상이 여자 청소년의 제 2의 분리-개별화 과정을 통하여 성인기 여성 성 발달(adult feminine development)에 다다르게 하는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고 주장되어 왔다.(Dahl 1995).

그러면서, 이 시기의 여자 청소년은 preoedipal mother에 대한 의존심이나 정서적인 유대감이 워낙 강렬하여 그것을 떨쳐버리고 개별-분리화 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논의되어 왔다(Bernstein & Warner 1984). 즉, 여자 청소년기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심리적인 분리-개별화 과정 및 독립심을 적절하게 성취하기 위하여 엄마와 관계를 타협하여 재설정하는 것이며, 이는 청소년기에 국한된 과제가 아니라 성인기에서도 꾸준하게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여겨지고 있다(Bergman 1984). 그러나, 최근의 발달연구에서는 대부분의 여자 청소년들은 특별한 정서적 또는 행동상의 문제없이 적절한 청소년기를 거치며 그 시기에 필요한 발달과제를 성취한다고 주장하고 있다(Apter 1990).

정신분석 이론에서는, 일반적으로 엄마와 여자 청소년 사이에 존재하는 실제적인 관계형성으로 외부적으로 관찰 가능한 '애착' 관계와, 청소년이 정신내적으로 엄마와 관련한 정신 표상(mental representation)에 대하여 보이는 심리적인 변화를 구분하여 설명하여 왔다. 청소년기에서 실질적인 심리적인 변화를 겪는 것은 이러한 내부세계에 형성된 엄마에 대한 정신표상이라는 점이다. 정신분석적으로 실재의 외부적 현실과 정신내적 영역을 구분하여 보는 관점은, 여자 청소년이 자율성을 추구하면서 심리 내면의 분화가 이루어지며 그에 따라 청소년이 경험하는 정신내적인 정신 표상의 변화로 인하여 임상적으로 엄마와 관계형성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정신분석에서는 강조하는 반면, 최근의 발달연구에서는 여자 청소년이 엄마와 애착 관계를 형성함에 있어 큰 갈등 없이 재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두 시각 사이의 모순점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 청소년기에 심리 내면의 엄마 상(maternal representation)이 변화하면서, 이에 적응하려는 여자 청소년의 시도가 실패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가 증상으로 발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Dahl 1993). 그러나, 최근에는 엄마와 딸 사이에 존재하는 외부적인 애착형성의 경우, 반복적으로 경험된 실제적인 관계형성으로 인하여 정신적 표상들이 내재화되는 과정을 통하여 정신내적인 대상관계를 변화(transformation)하는 것으로 파악하여 애착이론과 정신분석 이론이 공유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이해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있으며, 이러한 이론적인 발전들이 정신분석에서는 'Intersubjectivity' 또는 'Relational perspectives' 등으로 설명되고 있다.

여자 청소년을 정신치료를 할 때, 엄마와 딸 사이의 갈등은 흔히 볼 수 있는 정신치료의 주제가 되고 있다. 엄마나 딸에게 정신과 질환이 존재하거나,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인하여 발생한 논쟁으로 인하여, 또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거나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들에 있어서 모녀사이의 갈등을 야기하며, 이는 딸이 엄마로부터의 분리내지는 독립하려는 발달 과제와 관련이 있다. 청소년기에 딸과 엄마 사이에 새롭게 재구성되는 관계형성으로 인하여 정신치료 과정에서 치료자는 치료 상황을 전이로 이해하고 해석할 것인 가, 아니면 여자 청소년기 발달과정에서 독특하게 보이는 현상으로 파악해야 하는 가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 영향을 받을 수 있다(Ponton 1993).

비교적 젊고 경험이 부족한 남자 치료자의 경우에 있어서 여자 청소년을 치료할 때, 초기에 치료동맹을 형성함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여자 청소년 환자와 치료과정에서 전이/역전이에 대한 능숙한 접근이 힘들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Peter Blos(1983)와 같이 경험이 많고 능숙한 분석가도 여자 청소년이 치료시간에 보이는 외모나 옷차림에 대하여 해석하는 노력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여자 청소년의 옷차림이나 외모상의 특징을 여자 청소년의 성적 행동화(acting out)로 해석하려는 시도는 환자의 성적인 환상이나 욕구를 의식화하여 자아의 조절기능과 병식을 증진시키려는 치료자의 의도와는 반대로, 성적 흥분을 자극할 수 있으며, 예약시간을 어긴다든지, 또는 고의로 치료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행동화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치료자는 이를 매우 유의하여야 한다(Gabel & Bemporad 1994).

여자 청소년은 일반적으로 사회로부터 기대되는 행동이나 가치관에 대하여 고민하고 때로는 저항하기도 하는 양상을 보이며, 이러한 사회적 잣대를 가지고 청소년을 평가하는 주요 대상인 엄마나 학교 선생님과의 관계형성에 있어서 힘들어 할 때가 많다. 여자 청소년들이 실제 생활에서 자주 경험하는 어른들과 보이는 관계형성의 경우들과는 달리, 치료자는 그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그러므로, 치료자가 정신치료를 위하여 여자 청소년을 처음 만났을 때, 첫 시간이 치료자가 이해하고 공감하는 태도를 여자 청소년에게 보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에 매우 중요하며, 청소년이 치료자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치료적 과정이 진행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여자 청소년들은 치료자와 처음 만나는 시간에 치료자를 어떤 식으로 대해야 하는 지를 염려하며, 때로는 치료자의 반응을 테스트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치료자와의 만남은 여자 청소년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받아들여져 자신 내부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계기가 되며, 부모나 주변으로부터의 기대감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스스로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는 노력을 한다.

청소년기에 있는 딸이 자아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과정은 엄마와의 관계형성을 재구성하는 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딸은 엄마에 대한 생각이 점차 변하며, 자신의 새로운 시각을 엄마와의 관계형성에서 시험해보기를 원한다. 이때 딸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엄마의 반응은 매우 자세히 관찰되어 청소년이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경험하는 방식을 시도하는 과정에 중요하게 반영된다. 이 때 엄마가 청소년인 딸이 자아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과정에서 새로이 시도하는 노력을 이해하고 격려한다면, 딸은 청소년기에 심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하여 안정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딸이 시도한 일종의 테스트가 엄마와의 사이에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종종 딸이 자신의 새로운 시각을 테스트 하는 과정에서 공손치 못하고 때로는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여 엄마는 딸의 테스트가 지나치게 논쟁적이라는 사실에 놀라 화를 내며 더 이상 대화를 거부할 때가 있다. 이 테스트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엄마는 왜 딸이 자신에게 이런 식으로 대들고 심하게 하는 지를 모르겠다고 하고, 또한 딸은 엄마가 자신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불평한다. 치료자는 청소년인 여자 환자가 의뢰되었을 때, 엄마와 딸 사이의 갈등이 이 시기의 청소년 발달에서 보이는 특성인지, 아니며 그 이상의 심리적인 문제가 함께 존재하는 지를 파악해야 한다. 때로는 이렇듯 갈등의 원인을 구분하여 파악하는 과정이 예상보다 복잡하고 긴 시간을 요할 수도 있다.

주요 애착 대상인 엄마로부터 오는 지지는 딸의 청소년기 발달과정에서 확대되는 대인관계를 무리 없이 촉진할 수 있게 하며, 청소년이 심리적으로 분리-개별화하는 과정에서 혼돈스럽게 느끼는 변화들이 시기에 적절한 것으로 확인시켜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딸이 시도하는 노력에 대하여 엄마로부터 확인받는 작업(validation process)은 여자 청소년이 치료 받는 상황에서 치료자로부터 유사한 반응을 기대하게 된다. 대개 치료자는 청소년기에서 변화를 겪는 여자 환자의 심리적인 상태를 이해하고 지지하여 그녀의 정신적인 성장을 격려하는 방식으로 확인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그러나, 청소년기의 여성은 의미있는 대상으로부터의 인정이나 격려가 중요하지만, 그녀가 무조건적으로 그들의 격려를 추구하고 의존하기 보다는 제 2의 개별-분리화 과정과 관련하여 자율적인 추구를 하면서 동시에 이러한 격려를 확인하려는 노력을 병행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여자 청소년이 인식하는 사회로부터의 기대는 복잡하다. 일반적으로 학교나 가정에서는 스스로의 능력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열심히 하여 사회에서 자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한편으로는 동시에 여성은 다소곳하고 여성다워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된다. 일부 보수적인 부모나 조부모들은 여자는 시집을 잘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식의 얘기를 서슴지 않고 하기도 한다. 이러한 모순적인 얘기들은 청소년이 사회에서의 자신의 역할에 대하여 고민하고 사회적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과정에서 심한 혼란감을 줄 때가 있다. 치료자는 청소년인 여자 환자가 자신의 꿈이나 이상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며, 청소년이 사회로부터의 기대나 예상이 자신의 꿈에 어떻게 영향을 주며 변화시키는 지를 이해하는 과정을 통하여 청소년기의 발달과제를 성취하도록 지지해야 한다. 또한, 사회적으로 여성의 신체적인 이미지로 날씬하고 아름다운 여성을 추구하는 지라, 상당수의 여자 청소년들은 자신의 외모나 체형이 사회의 이상형과 맞지 않는 다고 간주하여 만성적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자기 비하를 하며 체중을 줄여 날씬하게 보이기 위하여 막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경향이 지나쳐서 식이장애의 정도까지 발전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여자 청소년과 엄마와의 관계형성을 이해하기 위하여 엄마와 그녀의 엄마(외할머니) 사이의 관계형성에 대하여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Transgenerational attachment로서 엄마가 자신의 엄마(외할머니)와 어려서 경험했던 대상관계들이 정신 표상으로 내재화되었다가 엄마가 특히, 청소년인 딸과의 관계에서 유사한 패턴을 재현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문제는 치료상황에서 전이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또는 엄마와 딸 사이의 실제적인 관계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관련하여 'here and now'의 방식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반항하는 청소년

공격성은 타고난 본능적 욕동의 형태로 존재하며, 자기(self)가 위협 받고 있다는 인식되면 이에 대한 반응으로 공격성이 표출된다고 하였다(Fonagy & Target 1995). 어려서 부모, 특히 아버지로부터 지속적으로 신체적 그리고 정서적인 학대를 당했던 청소년은, 정서적인 학대나 방치 등의 지속적인 경험으로 인하여 부정적인 아버지 상이 내재화 되어 왔으며, 이는 청소년의 자존심을 극도로 떨어뜨리고, 자기 비하적인 경향을 강화하여 심리 내면의 자기 성찰을 하는 능력을 현저하게 손상시키게 된다. 또한 이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을 상대방의 관점에서 보는 능력 역시 손상되며, 청소년은 아버지가 자신을 부정적이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고, 따라서 자녀는 더 이상 부모(특히, 아버지)와의 관계형성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부모(아버지)를 비롯하여 타인들이 자신을 향하여 보인다고 (청소년이 스스로) 추정하는 적개심에 대한 방어로 공격적인 성향이 나타난다. 청소년은 자신이 행한 공격적인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인 상대방이 겪을 고통이나 감정에 대하여 전혀 고려하지 않으며, 자신의 공격적인 행동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한다.

학교에서 문제를 반복적으로 일으키고 규칙에 따르기를 거부하며, 타인에게 매우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청소년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공격적이고 반항적인 학생을 치료할 때, 치료자는 세 가지 목적을 염두에 둔다. 첫째는 청소년의 문제행동을 줄이고 둘째는 가족이나 학교, 친구들과 보다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셋째는 그 학생의 자긍심(self-esteem)을 높이는 것이다. 공격적인 청소년들이 그런 방식이외에는 달리 행동하는 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그들의 공격적인 행위는 자신들이 무시되고 정당하게 취급되지 못한다는 감정을 억누르려는 무의식적인 노력이기도하다.

또한, 공격적인 행동들은 자신이 도저히 견디어낼 수 없는 고통스러운 감정을 피하기 위하여 적당하게 심리적인 간격을 유지하려는 노력이다. 여기서 치료자의 역할은 정신치료가 갖는 치료적이고 승화적인(sublimatory) 효과를 촉진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경과를 밟는다. 치료초기에 청소년은 '나는 최고이고 모든 것을 가진다. 너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식의 자기애적인 방어를 보인다. 이런 경우에 있어서 치료자는 치료 초기에 치료적 동맹을 수립하기 위하여 청소년의 자기애적인 요구를 충족(narcissistic gratification) 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주제는 치료자와 함께 하는 정신치료를 통하여 더욱 내용이 명확해지고 정교해진다.

이 시기에 공격적인 청소년은 겉으로는 '마치 자신이 거창하고 대단한 것처럼 느끼는 모습'을 보이지만, 심리 내면에는 '자신은 왜소하고 힘이 없으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부정적인 자기상으로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청소년이 갖는 부정적인 자기상 치료를 통하여 생기는 건강한 현실감각에 의하여 바뀌기 시작될 때까지, 치료자는 청소년과의 정신치료에서 왜소하고 힘없는 역할을 하면서 청소년이 보이는 자기 비하적인 자기인식에 관련하여 언급을 하거나 아니면 마치 대단한 것처럼 행동하는 청소년의 상대방의 역할을 하여 청소년의 자기애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청소년은 자신이 투사하는 부정적인 상이나 감정을 적절하게 감당해내는 치료자의 역량에 비례하여 치료자를 동일시하며, 치료자가 치료에서 설정한 한계가 명확할수록 청소년은 안정감을 느낀다. 치료를 통하여 치료자는 청소년의 삶을 힘들게 했던 문제들과 익숙해지고 치료자는 청소년에게 네가 가진 문제를 버려라는 식의 설득을 해서는 안된다.

치료자는 청소년이 자신의 문제점들을 명확히 규명하고, 원인이 무엇인가를 찾아보며, 그 문제행동의 결과가 무엇이 될 것인가를 예상해보며, 청소년이 그동안 자신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해왔던 방식대신 대체의 수단을 찾아보는 것을 도와준다(Erlich 1990). 그러나, 이러한 치료가 효과가 있기 위하여 청소년이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기본적인 인식하에 치료에 대하여 최소한의 동기가 있어야 한다.


 Mentalization (Reflective function)

일상적으로 우리는 사람의 행동은 그들의 마음, 즉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믿음, 바람 등과 같은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생각으로 인하여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친구가 파란색 모자를 샀으면 그 친구가 파란 색이 자신에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또 멋있게 보이고 싶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사람들의 행동은 그들 자신의 마음, 예를 들어 믿음(belief), 욕구(desire), 의도(intention) 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마음의 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특징은 정신적 표상(mental representation)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표상이란 어떤 대상물이나 상황을 특정 방식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마음의 표상적 특성에 대한 이해는 우리가 타인과 상호 작용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인지 능력이다. 사람은 어떤 사실에 대한 자신의 이해에 따라 행동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종종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또 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열쇠가 실제로는 책꽂이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책상 서랍에서 찾고 있는 사람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고, 따라서 그 사람을 아주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상황을 잘못 판단하여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그 사람이 열쇠가 책상 서랍에 있다고 잘못 알고 있구나라고 생각하여 그 행동을 이해하게 된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의도를 파악하여 그 사람의 행동의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하게 해주는 능력을 마음의 이론(theory of mind), 또는 mentalization 내지는 reflective function이라고 부르며, 발달의 과정에서 획득되는 인지 기능으로 대인관계나 상호 소통 등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매우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소아 또는 청소년 정신치료에서 이러한 요소는 치료적인 접근 방식으로 매우 유용하다는 주장들이 있어 왔다(Bleiberg et al. 1997). 이러한 능력이 증진되면, 자신의 행동을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고, 타인의 감정 상태를 알아채고 상대방이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 지를 이해하게 한다. 이는 자아의 자기조절 능력을 증진시키고 충동 조절을 가능하게 하는 노력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a. 자기와 타인에 대한 정신적인 표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b. 마음의 상태를 말로서 언어화하고 감정들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c. 통제하기 힘들고 불안을 야기하는 경험들을 보다 통제 가능한 작은 사항들로 세분화하여 소아나 청소년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변화시킨다.

 

d. 청소년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치료자와의 새로운 경험을 통하여 보다 긍정적이고 통합적인 정서의 정신내적 표상을 발달시키도록 한다.

 

e. 다양한 관계형성에 있어서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는 노력을 촉진한다.

 

f. 소아나 청소년이 외부적인 현실과 심리 내면의 욕구나 감정상태를 구별하도록 격려한다.

 

g. 좌절에 대한 내구력(frustration tolerance)을 발달시켜 욕구 충족을 지연시키는 능력을 개선한다.

 

h. 사고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으로 청소년의 생각에 반하는 상대방의 견해를 청소년에게 점진적으로 직면(confrontation)시키는 시도를 한다.

 

 

청소년의 단기 정신치료

전통적으로 장기적이고 심층적인 정신치료로서 주 4-5회 정도로 수 년간 시행하는 정신분석, 또는 주 1-3회 정도의 횟수로 1-2 년 정도를 시행하는 정신분석적 정신치료를 선택해 왔다. 치료자는 치료방식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신경증적인 갈등과 이에 따른 방어기제의 해석 등을 다루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행하는 심층 정신치료를 할 것인가, 아니면 치료목표가 제한되어 있고 전반적으로 기능이 좋은 환자를 대상으로 국소적인 문제에 국한하여 다루는 단기 정신치료를 시행하는 가를 결정해야 한다(홍택유 2002). 물론, 정신분석의 경우는 정신분석 연구소에서 자기 분석을 비롯한 충분한 훈련을 통하여 자격있는 치료자만이 해야 할 것이다. 정신분석 정신치료 역시 장기적으로 심리 내면의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적절한 훈련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단기적이고 국소적인 문제에 제한하여 다루는 단기정신치료가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 나라의 실정에서는 장기적인 정신분석적 정신치료가 학교 공부라는 현실로 인하여 쉽지 않기 때문에, 청소년의 단기 정신치료는 효율적이라 할 수 있겠다. 여기서의 단기 정신치료는 Sifneos의 short-term dynamic psychotherapy를 의미하지 않으나, 환자를 선택하는 기준에 있어서 일부 공통점이 있다. 지능이 높으면서 치료에 대한 기본적인 동기부여가 있으면서, 과거에 적어도 한 번은 의미있는 관계형성을 한 적이 있고, 정서적으로 메마르지 않으며 비교적 대인관계에 있어서 유연한 환자가 국소적인 문제를 호소할 때 해당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이때, 치료자는 지지적인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보다 분석적인 접근 방식을 취한다. 치료자는 초기부터 현재의 심리적인 위기상황을 유발한 요인이 가지는 무의식적인 의미에 초점을 맞추어 주요 정신역동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한다. 환자가 심리적인 위기 상황에서 치료자를 찾았을 때, 치료자는 특정 상황에 있어서 환자의 감정상태, 생각이나 의도를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자기 성찰 능력을 증진시켜서 심리적인 충격을 받았던 상황으로부터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치료의 중요한 목적은 청소년이 수동적인 태도로 경험하여 위기로 받아들여 졌던 문제가 외부로부터의 자극이 아니라 그동안 자신이 고민해왔고 정신내적으로 겪어 온 심리 내면의 갈등으로부터 기인한다는 점을 깨닫도록 한다.(Austin & Inderbitzin 1983).

특히, 후기 청소년기의 경우에 있어서 치료기간이나 횟수를 결정함에 있어서 청소년 환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능수준이 높은 후기 청소년은 자신의 상황에 대하여 스스로 결정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자기 조절과 자기 책임감에 대한 요구가 강하다. 그러므로, 치료기간에 대하여 실랑이없이 정신치료에 대하여 긍정적인 치료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이, 혹시 훗날에 발생할 수 있는 정서적인 어려움이 재현되었을 때에 추가적인 치료에 대하여 자발적으로 치료적인 도움을 찾게 하는 첩경이 되는 것이다.

 

결론

청소년의 정신치료는 그들의 정신적인 갈등이 정신분석적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가족 구성원과 환자인 청소년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하여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하고, 이는 부모로부터 독립을 추구하는 제 2의 개별-분리화 과정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청소년은 발달 과정에서 여전히 성취해야 할 과제가 존재하는 시기라는 점을 상기하여야 하며, 치료적 과정(psychotherapeuic process)과 발달 과정(developmental process)을 동시에 파악하여 이를 치료상황에서 적절하게 적용해야 한다.

청소년 정신치료에서 청소년은 자신의 감정상태나 생각을 스스로 고찰하는 자기 성찰 능력을 함양해야 하며, 또한 타인의 감정과 의도를 파악해서 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mentalization 하는 능력을 증진시켜야 한다.

불과 3-4회에 불과한 짧은 기간부터 시작하여 약 6-12회 정도의 단기간에 청소년의 구체적이고 특정한 주제에 촛점을 맞추어 치료를 하는 단기 정신 정신치료가 매우 효과적일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임상적인 경험과 이론적인 정립에 보다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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