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후기

by 달봉스님 posted Apr 1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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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개인상담을 받았습니다. 

나름대로 용기를 좀 냈습니다. 공포, 불안 같은 문제를 남에게 얘기하려고 하면 수치심을 많이 느끼게 되서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대로 둘 수 없다... 뭐 이런 생각이 들고 그래서 발심을 했죠. 상담을 받고 눈물을 흘리고 나니 마음 한편이 개운합니다.

저는 저의 문제를 늘 의지의 힘으로 극복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의지의 힘으로는 안되었구요. 많은 문학작품이나 뇌과학 책들, 자기계발 책들로부터 영감을 받으려고 노력도 했지만, 많은 힘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이 홈페이지의 내용들을 읽으면서 많이 느끼고 배우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나처럼 정말로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구나, 하지만 세상에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많은 처방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그런 노력들이 정말 고귀하게 여겨집니다. 만약 나의 문제들이 차츰 해결되서 내가 편안해진다면, 이것도 결국 의지의 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드네요.

저를 상담해주신 자연스러움님(맞겠죠?)을 뵙는 순간, 편안하고 좋은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이런 일을 하시는 분들의 삶은 어떤 내력이 있는 것일까 궁금함도 더해지고 고마워지고 제 마음이 흐믓해집니다. 좀 더 도와주시길...

어제 밤에 자기 전에 누워서 'TV 동물농장'을 봤습니다. 어느 시골에서 백구 한마리를 기르고 있는데, 이 녀석이 통 제집에 들어가지를 않고 밖에서 잠을 자고 생활을 합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추위에 몸이 상할까봐 걱정이 되어서 개집 속으로 넣으려고 하는데 통 들어가지를 않습니다. 삼겹살을 개집에 넣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밀어 넣어도 죽어도 들어가지 않겠다는 듯이 버팁니다. 참 신기하기도 하고 웃음이 났습니다.

그런데 동물 전문가라는 분이 나와서 문제를 해결해주더군요. 백구의 어린 시절을 확인해보니 어린 새끼때 아빠개와 같이 생활을 한 적이 있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아빠개는 어린 백구를 엄청 사납게 대했다고 하는군요. 그때 같은 개집을 썼다고 하구요. 주인이 아빠개를 다른 집에 보내버렸다고 합니다. 동물 전문가분이 새 개집을 만들게 하고, 이 개집 속에 불을 켜서 밝게 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쓰던 이불을 개집 속에 깔구요, 주인 아주머니가 개집 속에 들어가서 장난감을 백구에게 보여주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백구가 새집에 들어가는군요. 전문가분이 오기 전에는 정말 요지부동에 꼴통스럽던 백구였습니다. 옛 개집에는 아빠개의 냄새가 남아 있었나 봅니다. 개는 사람과 다르게 후각과 청각이 발달해있다고 하지요. 개의 감각기관이나 인식을 이해할 때만이 해결가능한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절묘하고 흐믓합니다. ㅎㅎ 동물도 그렇구나. 우리 사람은 95%는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시스템으로 돌아간다는데 동물도 역시 그렇겠구나. 비록 의식은 사람에 비해 작겠지만.

제가 일하는 여의도에도 봄이 와서 여기저기 꽃들이 피고 있습니다. 고통받고 가련한 저의 마음에도 희망의 꽃이 피어나기를 고대합니다. 아울러 내가 정화되고 맑아지면 지금까지 나로 인해 다친 사람들을 위로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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