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조회 수 13888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어제에 이어 또 다문화가정 아이 사례 올립니다.

담임:

온갖 욕설과 싸움으로 학교생활을 해요.

그런 아이가 이해되지요. 아이가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상담을 신청했어요.


아이 도착!

포~스! 느껴집니다. 인상과 자세에서.

못마땅함과 화가 차 있고 웬지 거부적인 자세.

마주 앉았으나 저를 바라보는 일이 없습니다. 시선, 고개, 몸 자체가 모두 45도 이상 돌아가 있지요. 1시간 내내 이렇게 상담했지요.

자존감이 없는 사람은 시선 마주침이 없을 수 있지요.

아.. 사실 제 앞에 있는 아이는 상처받고 힘겨운 아이였습니다.

저 문제아라는 껍데기 속에는 사랑과 인정에 굶주린 허전한 내면이 깃들어 있는 것입니다.

외로 꼰 그 아이를 보며 마음 속 측은함이 올라왔습니다.


나 : (저 외로 꼰 모습이 저 녀석의 인생을 대변하겠네..) 안녕?

학생 : 네.

나 : (잘못 말붙였다간 욱! 하고 튈지 모르니 주변 이야기 해야지)가벼운 이야기를 합니다.

학생 : 의외로 대답을 잘 합니다.

나 : 뭐하고 노냐?

학생 : 축구요.

나 :  축구 포지션은 어디냐?

학생 : 수비수요.

나 : (저 녀석 성격에 수비만 하기는 답답할 터인데?) 공격수는 안 해?

학생 : 공격하다 볼 빼앗기면 창피해요.


창피해? 이제! 보이기 시작합니다. 집중적으로 물어봅니다.

그 결과 작년에 공격하다 수비수에게 볼을 빼앗겼는데 같은 팀 아이 하나가 제대로 못 한다고 몇 번 놀렸답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아이를 두들겨 패서 피나고.. 보건실 가서 혼나고.. 축구는 결국 난장판이 되어 끝나버리고.. 때린 아이에게 미안하고 내가 뭔 짓을 했나 자책도 되고, 놀리니 화도 나고..

이 사건 이후로 공격수를 단 한번도 맡은 적이 없습니다. 그날의 모든 것이 떠오르기 때문에 아예 수비수라는 안전지대로 회피한 것이죠. 안전하게.

동시에 관련된 인생의 한 면 역시 기가 꺽이고 회피하고 있겠지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 확률이 있지요.

다문화가정의 아이라 이 일말고도 여러 가지 상처가 있는데 이 일도 상처가 되어 이런 식으로 인생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AKEFT를 하고 영화관 가보니 그 싸운 친구랑 화해하고 있답니다. 실제로는 화해한 적 없었다고 합니다.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 아이는 많은 이슈가 있습니다. 앞으로 그것들을 중화해야 합니다.

오늘 그 시작을 했지요.

다음번에 물어 볼 것입니다.


“야, 축구 포지션 뭐냐? 바뀌었냐?”

?
  • profile
    [레벨:30]자연스러움 2009.05.18 08:19
    나무선생님, 계속되는 AKEFT세션을 통해서 새로운 인생 길을 열어주시느라 보람이 많으시겠습니다.
    사례를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을 느낍니다.
    사람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이해를 보다 더 깊게 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더 깊이 있는 인생의 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조화와 일치!!!
  • ?
    [레벨:2]화사한미소 2009.06.02 21:53
    포지션을 통해서 문제점을 찾아내시는 실력이 대단하십니다.
    사소한 것 같은 것들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하는 사례입니다
    아이들에게 가능한 이슈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배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공지 이곳은 AKEFT를 해보시고 그 경험을 나누는 곳입니다. [레벨:30]자연스러움 69622
37 바윗돌 굴러가유~! 2 [레벨:3]나무 14384
» 야, 축구 포지션 뭐냐? 2 1 [레벨:3]나무 13888
35 교사임용고사 포기하고 00 시험 준비해라. 3 1 [레벨:3]나무 15146
34 당신의 자녀가 아직도 소변을 못 가린다면? 4 [레벨:3]나무 16588
33 발가락의 급성 염증 치유. 1 24 [레벨:30]자연스러움 17484
32 실패(?)담 2 [레벨:3]나무 15307
31 두통, 그냥 보내줘 1 [레벨:30]자연스러움 14208
30 지금 이 버스가 이런 것은 나의 무엇 때문이지? 2 [레벨:30]자연스러움 14850
29 4년된 고민을 해결했어요 1 [레벨:2]화사한미소 15067
28 신념을 바꾸고! 상처를 치유하고! 우울이 갔어요!!^^ 3 [레벨:3]나무 13951
27 다리를 질질끄는 6학년 여자아이... 2 [레벨:1]유유자적 15972
26 모야모야병을 앓고있는 아이... 3 1 [레벨:1]유유자적 14552
25 숨이 터억! 1 [레벨:3]나무 14551
24 죽은 친구와 다니는 아이 1 [레벨:3]나무 14734
23 AK테스트 --- 세션 --- 다시 AK테스트 의 3단계 1 [레벨:3]나무 15564
22 여러분에게 이 글이 도움되기를 바랍니다.^^ 3 [레벨:3]나무 15744
21 아차 내 정신 좀 봐!! 3 1 [레벨:3]나무 16540
20 세션 일주일 후 효과 검증 1 [레벨:3]나무 21577
19 과거의 상처와 마주하다 - 성추행을 용서하며 2 [레벨:3]나무 26814
18 정말 놀라운 AK Test 결과를 공유합니다. 1 [레벨:3]순수 24598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Next ›
/ 5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