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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체험기를 하나 더 올려볼까 합니다. 신민철 선생님은 안녕하신지 궁금합니다. 늘 감사드리고 하시는 일이 잘 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자가세션을 일주일에 2, 3회 정도 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어떤 책을 읽다가 문득 깨닫는 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떠오르는 기억을 정리해둔 노트를 살펴보았어요. 며칠전에 제가 문제와 연결되었다고 예상하던 중요한 한 묶음의 기억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들이 아닌 다른 기억들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까지 이 기억들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것들이었습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이 기억들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문득 아, 이거구나 하는 느낌이 왔고 자가세션을 했습니다. (자가세션을 하면서 잊고 있었던 기억들이 많이 떠올라 저의 세션용 자료는 더욱 풍부해지고 있습니다.)

그 일련의 기억들이란 다음과 같습니다. 저의 분석이 맞는지 읽으시는 분들은 한번 봐주세요.

① 초등 4학년. 새 담임선생님은 젊은 남자 선생님이셨는데 아이들이 아주 좋아했다. 학기 초에 다른 반과 축구시합을 하자고 해서 다를 좋아했다. 선생님은 미드필드 윙쪽 중요한 위치에 나를 배정하셨다. 나는 선생님이 나에 대해 기대하는 것을 느꼈다. 연습을 하는데 나는 긴장했는지 선생님이 차주신 공을 제대로 패스 조차 하지 못한, 개발(?)을 보여주게 되었다. 선생님은 한숨을 쉬고 고개를 돌리면서 실망을 보여줬다. 나는 창피하고 선생님께 죄송해서 몸둘 바를  몰랐다. 이후 나는 좋아했던 선생님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게 되었고 그렇게 4학년을 마쳤다.

② 초등 5학년. 담임 선생님 심부름으로 선생님 댁에 무언가를 가지러 가게 되었다. 그런데 말을 잘못 듣고 간 것인지 다른 것을 잘못 가져와서 다시 가게 되었다. 선생님은 못미더웠는지 본인이 직접 댁으로 왔다. 야단을 하시지는 않았지만 애가 말귀를 잘 못알아들어서 뜻밖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수고했다는 뜻과 귀여웁다는 뜻을 담아서 장난 삼아 나와 다른 친구 한명에게 사이다(두 손가락으로 코를 잡아당기는 벌칙 같은 것)를 주었다. 그런데 내 코를 잡더니 '어유, 코기름!' 하면서 깜짝 놀라셨다. 손에 묻은 코기름을 닦을 곳을 찾다가 내 옷에 닦은 것 같다. 나는 코에 땀과 기름이 많은 편이었는데 그날은 열심히 뛰느라 더 기름졌던 것 같다. 선생님의 심부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서 죄송해 하는 참에 이 말은 더욱 나를 죄송스럽게 만들었고 얼굴이 빨게졌다.

③ 초등 6학년. 담임 선생님은 부드럽고 좋은 분이셨는데, 어느 날 어떤 아이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계셨다. 질문은 남자의 목소리와 여자의 목소리는 다른가 라는 것이었던 것 같고 변성기가 오기 전에는 남자도 여자 목소리와 비슷하다고 말씀했다. 그러면서 나를 일으켜서 말을 해보라고 하셨다. 어릴 때 나는 목소리가 여자의 목소리 같았나 보다. 내가 지목되자 나는 평소에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말을 하라고 해서 해주었지만 내가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④ 초등학교때 즐겨보던 TV영화 '헐크' 중에서 마지막에 쓸쓸하게 떠나가는 데이빗 데너 박사의 모습에 대한 기억이다. 손을 흔들고 고개를 약간 숙이고 가방하나 맨 채 쓸쓸하게 걸어가는 모습니다. 슬픈 피아노 음악이 배경에 깔린다. 좋아하게 된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지만 자신이 헐크이기 때문에 떠나버린다. 또 다른 나를 찾아서 떠난다... 어쩐다 하는 나래이션도 기억난다.

이 4개의 기억을 바라보니 그 책에서 말해준 바대로 공통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비난을 받고 있고 부끄러워하고 있는 점입니다. 그런 상황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보면 역시 어린 제가 상황을 비난으로 받아들이고 부끄러워하고 있습니다. 비단 이 사건들 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이 아이는 늘 비난과 위협을 받아왔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항상 뭔가 부족하고 못난 사람이라고 점점 생각하게 된 거 같아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싶지만 그 사람들이 내가 실은 못난 놈이라는 걸 알게 될까봐 겁이 납니다. 그것을 들킬라 치면 몹시 죄스럽습니다. 그래서 자기를 숨기려고 하게 됩니다.

데이빗 데너 박사처럼 자신을 숨기려고 떠나버립니다. 사람들에게 들켜서 슬픕니다. 그래서 미안하고 도망을 칩니다.

저는 발표불안(공포)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게 되는 상황은 나를 드러내는 상황입니다. 이때 이 아이가 나타납니다. 못나고 부끄러운 나를 들킬까봐 그리고 나의 본래 모습을 들키면 비난 받을까봐 혹은 얻어 맞을까봐 두려워합니다. 불안하고 두려워서 땀 범벅이 됩니다. 목소리도 갈라지고 가슴도 뛰고요. 문제는 이 아이가 자기를 뭔가 문제가 많은, 형편없이 못난 놈이라고 보는 데에 있군요. 약간 어려운 말로 자아존중감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상태라고 하네요. 이런 나가 부끄럽고, 나를 보여주기가 싫습니다. 보여주게 될까봐 또는 비난받거나 한대 맞을까봐 무서워서 항상 불안해 합니다. 보여주게 될 상황이 임박해오면 불안이 더욱 커지고 급기야 두려움과 공포가 됩니다.

세션은 감정동조가 약간 부족한 듯 해서 다시 한번 더 해보려고 합니다. 축구장에서 볼을 멋지게 차 주었기는 했지만 세션중에 서너개의 기억이 마구 떠올라 이거 어떻게 해야 되나 싶었어요. ㅎㅎ 11시 30분에 시작한 세션이 새벽 1시에 끝났네요. 시간이 참 빨리 갑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 늘상 그렇듯이 또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있습니다. 1,2분 뒤면 없어지죠. 아, 꿈에서 또 뭔가를 한참 한 것일까. 아직 이 현상은 여전하구나. 하지만 기분은 좀 낫군요. '내 가슴이 뛰고 불안해하고 있군, 어제 세션으로는 부족하겠지. 뭔가 더 계속 해나가야 되겠다, 이렇게 전진하면 찾아지겠지...' 이렇게 다소 남 얘기처럼 대하게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낮은 자아존중감은 위에 적은 경우처럼 늘 수동적으로만 표현되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하네요. 공격적으로도 표현된다고 합니다. 자신이 비난 받은 것처럼 완벽한 기준을 들이대며 자기의 아이를 비난하고 위협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이것이 저의 코어이슈인 것 같습니다. 비록 아직 측정은 못하지만 확신이 갑니다.

이 글을 쓰면서 또 다시 올라오는 기억이 있군요. 아마도 제가 잊고 살았던 모든 기억들이 다시 떠오를 모양입니다. 체험기를 적을 때마다 하나씩 떠 주네요. ㅎㅎ 하드디스크가 복원되고 있나봐요. 초등 4학년. 옆집에 4학년 친구가 있었는데 그 아이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 친구를 껴안고 뽀뽀하고 안아주는 그림입니다. 생각해보니 이것도 잊고 있었지만 간간이 떠올랐었던 기억임이 분명하군요. 또 세션의 자료가 되겠는데 짐작이 갑니다.

참으로, 인간의 마음이란 신기하고 또 신기하군요. 의식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합리적이고 명확하게 말해주면 좋을 텐데. 하지만 항상 은유적으로만 말해줍니다. 이런 신호를 알아차리기가 쉽지가 않네요. 이런 제가 한편으론 가엽지만 한편으론 너무나 갸륵합니다. '넌 멋진 놈이야, 대단해, 그런 숨막히는 고난을 뚫고 이렇게 멋지게 인간의 마음에 대해 알아가고 있으니...' 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하지만 또 하나 놀라고 있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제가 저 자신의 고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이에 나의 주변 사람들에 대해 너무나 무지하다는 점을 발견한 점입니다. 가까이는 가족들부터 동료들에 이르기까지 갑자기 그들이 보이지 않는 듯 보입니다. 그 동안 너무나 관심이 없었거나 사람의 참모습을 보는 방법을 몰랐다는 느낌이죠. 저 자신에 대한 이해가 무르 익으면 주변 사람들의 참모습을 잘 볼 수 있게 되기를 그들의 고통과 이슈들을 바로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격려의 답글 주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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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레벨:30]자연스러움 2010.05.14 17:18

    추선생님, 근황을 알려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자신을 찾으시려는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가 세션을 하면서 찾는 것은 패턴입니다. 그것은 불변표상이라고 하는 세계의 모형입니다.
    컵은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도 변형이 가능하고, 사람 사이의 관계는 어떠해야하고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마다 나는 어떠해야한다는 절차적인 패턴들입니다. 추선생님 같은 경우는 발표불안이지요. 내가 어떤 상황에 놓이면 나의 무의식은 대체적으로 그리고 자동적으로 나의 판단이 그 힘을 발휘하기 바로 직전에 정해진 패턴들을 발화시킵니다. 이것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있어야할 방어기제 입니다. 다만 현재 나의 판단으로 그것이 결코 항상 유쾌하지만은 않다는데 문제가 있지요. 발표만 하려고 하면 오직 그것에만 좁게 분리해서 집중해버리는 패턴 말입니다.

    우리가 소프트웨어적으로 접근해서 뇌의 구조(패턴화된)를 바꾸는 작업을 하는 것이 바로 세션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뇌가 오작동을 잘 일으키는 관계로 이것마저 잘 적용이 안될 때가 가끔있습니다.
    자가세션을 하느라고 했는데 잘 안되거나 조금 좋아진 것 같다가도 다시 힘들어지는 경우말입니다.
    그럴때는 하드웨어적인 접근도 필요합니다. 뇌의 에너지 효율성을 검사하고 그것을 하드웨어적으로 접근해서 바로잡아주는 작업입니다.

    추선생님, 시간되시면 다시한번 세션을 통해서 뇌의 에너지 효율성검사와 그에 따른 훈련법을 배우시는 것도 권해드립니다.
    제가 요즘 이 방법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아주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추선생님, 앞으로도 좋은 에너지 많이 나눠주시리라 기대해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조화와 일치!!!

  • ?
    [레벨:2]달봉스님 2010.05.17 09:59
    네, 선생님 안녕하세요. 조만간 붙잡고 있는 책을 다 떼고나서 다시 한번 연락드리고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하드웨어적인 접근'이라는 것이 궁금하네요.

    저는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어린시절에 사람에게는 어떤 욕구들이 있으며, 정상적인 양육을 위해서는 어떤 감정들이 필요하고, 어떤 감정들이 유해한지, 그리고 부정적 감정으로 인해 생긴 패턴이 성인이 되어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등과 같은 부분들에 대해 정리하고 유형화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문제있는 사람들의 어린 시절을 분석한 책들을 읽으면 저의 경험과 빗대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네요. 또 저의 경우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아내, 어머니, 아버지, 직장동료, 저의 아이들 등 주변 사람들을 여기에 견주어보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좀 무심하다는 느낌도 들어요. 가끔 새로운 기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노트에 부랴부랴 적어둡니다.

    특정한 상황에서 저의 패턴이 발화된다는 것을 최근에 이해했습니다. 요즘은 일상생활 중 수많은 감정적 사건들을 겪는다는 것을 의식하게 되었어요. 그런 경험의 밀도야 경험마다 다르겠지만, 어쨓든 하루중 수많은 감정의 파고가 밀려왔다 사라지는 것을 의식하게 됩니다. 깊이 천착해보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이중에는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해봤을 때 느낄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네요. 외로움이나 부끄러움, 두려움, 불안, 슬픔 등 부정적 감정들이 예상외로 많아요. 이런 경험들이 계속 저라는 시스템에 입력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뭔가 내부에 있는 패턴이 강화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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